우리의 차와 미래의 문장들
이소정 지음 / 강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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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농경 사회]보다 조금 먼저 출간되었지만 [우리들의 농경 사회] 먼저 구매하고 조금 늦게 구매하여 읽게 된 이소정작가님의 첫번째 소설집 [우리의 차와 미래의 문장들]을 [우리들의 농경 사회]를 읽고 여운이 남아있는 채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처음 임수정과 임수용의 이름을 보고 혈연관계인 줄 알았으나 생판 남이며 연인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조금 놀라웠던 (날씨에 대해 우리가 했던 말), 형이 과로사로 죽음을 맞이하고 형의 여자친구였던 정미숙이(아버지가 부르는)가 오기를 온 가족들이 기다리는 (테라스), 점점 불어나는 몸으로 인해 안전바 없이는 움직이기 힘든 언니 해영을 패키지 여행 간 엄마를 대신하여 맡게 된 것도 모자라 남자친구 민석과 함께 경주로 같이 가게 된 (오영과 해영)의 오영, 마트에서 일하며 아들 윤을 돌보지만 자꾸만 엇나가버리는 윤 때문에 힘들어하던 차에 윤이 토끼를 키우는 사육장에 임신한 개를 같이 넣어 토끼 두 마리가 죽게 된 사고로 인해 학교에 가게 된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작 (밸런스 게임)의 워킹 맘, 무거운 택배 물품들을 로켓같이 빠르게 배송해주는 맨과 화려한 옷을 입고 퍼레이드 공연에 나서지만 늘 외로운 진, 그리고 24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구의 밤)의 인물들, 아무도 없는 폐허가 된 도시에서 자신의 차로 친 판과 ˝나‘가 정처없이 떠도는 (수영장), 아이들을 잘 돌보고 집안일을 완벽하게 하며 남편의 내조를 하고 싶으나 늘 술 앞에서 하염없이 무너지는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앨리스 증후군)의 앨리스, 한날 한시에 죽음을 맞이한 가족들이 부패가 시작된 자신들의 육체를 목도하지만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유령으로 남아있는 (훠궈), 은행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비교적 성공한 이름이 해태인 남편과 그와 자신을 닮아 완벽에 가깝지만 학교에서 정학처분을 받은 아들 지욱이로 인해 위기를 겪게 되는 아내 지숙이 의문의 전화를 받게 되는 (배트민턴)을 포함하여 총 10편의 단편들이 실려 있는 데 표제작이자 해움어린이집에서 일하던 누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장례를 치르고 있는 동생인 캐나다 킹스턴에서 유학생활했던 보숭에게 은영이 찾아오는 (우리와 차와 미래의 문장들)이라는 단편에서
147쪽 ‘보숭과 전혀 닮지 않았지만 보숭과 비슷한 어딘가 축축한 분위가 느껴져서 낯설지 않았다.‘ 라는 문장에 잠시 머물렀다가 소설이 줄곧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되다 160~1쪽 ‘보숭과 나는 조금 떨어져 그 모습을 보기만 했다.‘ 라는 문장 속의 ‘나‘는 누구일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 데 바로 다음 문장인 ‘그런 우리를 부모님은 손짓으로 불렀다.‘를 통해 대략 짐작할 수 있었지만 다시 ‘보숭은 관에서 눈을 떼고 은영을 쳐다봤다.‘로 다시 시점이 되돌아오는 신기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고 단편들 곳곳에 [우리들의 농경 사회]에서 발아된 씨앗들을 볼 수 있어서 의미있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소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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