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엔딩」으로 만나봤던 김유나작가님의 첫 소설집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이 2026년 1월 30일 창비에서 출간되어 읽었습니다.(이름 없는 마음)2020년 창비신인소설상 수상작으로 등단한 단편이며 늘 걱정과 불안만 주던 현권을 준희씨에게 떼어놓고 스스로 살아가게하려고 K시에 있는 집을 남편과 함께 알아보던 누나의 이름은 없지만 알 수 있었던 마음이 느껴졌고 그렇게까지 하는 데도 불구하고 준희씨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며 누나의 이러한 보살핌이 지겹다는 현권의 반응을 보며 답답함을 느꼈습니다.(랫풀다운)그저 열심히 가입한 회원들에게 올바른 자세를 가르쳐주며 언젠가 자신만의 PT룸을 갖고 싶었을 뿐인 석용에게 승우형이 남기고 간 것이 너무나도 감당하기 어렵고 받아내기 위해 승우형의 본가인 제주도까지 갔으나 초라한 살림에 홀로 힘겹게 살아가는 할머니를 보고 그저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너 하는 그 일)몇년째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고 시험이 끝난 뒤엔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며 생활하던 태은에게 엄마가 찾아오는 데 죽은 아빠에게도 아빠가 죽고 난 후에 만난 김재성 아저씨에게도 하대받으며 살지만 그 사람이 원래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홀로 변호하는 엄마의 성정을 고스란히 태은이 물려받은 것 같아 마음이 아팠고 엄마와 함께 물류센터에 일하러 가는 일화가 인상깊었습니다.(으름 씨 뱉기)채림이 남편 현우와 딸 지우를 데리고 함께 성묘하러 외조부모가 뭍힌 선산에 가며 우연히 발견한 한국의 야생 바나나라고 불리는 으름을 먹고 떫은 씨를 뱉는 내용인데 지우가 채림에게 ‘범박하게 말하자면 인간이 고양이 울음소리를 낼 줄 안다고 해서 고양이와 소통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131쪽).‘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저또한 채림처럼 고작 여섯살밖에 되지 않은 지우의 말을 다 이해하지 못하였고 ‘범박‘이란 단어또한 처음 접했다는 건 안비밀입니다.(부부생활)학원장이지만 아이들에게 국어를 직접 가르치던 마흔의 구영수와 어머니를 임종직전까지 돌봐주던 역시 구영수와 동갑내기였던 요양보호사 오진희가 처음 만나 데이트를 하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한 집에서 동거하다 혼인신고를 하는 여느 평범할 수 있는 이야기에 코로나라는 어쩔 수 없던 상황과 혼인신고 후 이들이 행할 행동이 예상치 못한 것이라 놀랍지만 나름 분석하고 준비했다는 것이 더 놀라웠고 소설이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물이 가는 곳)어릴때부터 유도를 했지만 이제는 보험판매하는 일을 하며 나름 자신만의 영업전략으로 고객들을 유치하던 김기왕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딸 하윤을 뜻밖의 장소에서 뜻하지않게 맞닥뜨린 후 자신이 그동안 해왔던 일을 포함하여 모든 것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는 데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그의 영업전략이 너무 적나라해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먹고 살아야하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또한 들었습니다.(내가 그 밤에 대해 말하자면)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함께 시골의 외진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 유영이 자신과 엄마만의 아지트인 비닐하우스에 하나둘씩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배신감을 느낀 것과 동시에 헛간에서 본 것으로 인해 소설집의 제목이 나온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239쪽)‘ 혹은 ‘믿기 좋을 만큼의 진실(240쪽)‘의 범위가 어느정도일지 잘 가늠되지 않았습니다.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뜨끈한 불 앞에 사람이 모이듯이 이야기 근처에 사람이 모이는 것만으로도 그리워지며 흑흑하면서 슬피울지만 그와중에도 낄낄대며 웃는 사람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쓰실 누군가에는 리얼리즘 공포물같은 김유나작가님의 장편을 만나기 위해 저너머로 성큼 건너가려고 합니다.김유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