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미영 팬클럽 흥망사」이어 출간된 박지영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이자 10년 전부터 쓰고 계셨던 「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을 읽었습니다.앞서 읽었던 김나현작가님의 「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가 여러 인물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 약간의 혼동을 주었다면 이번 박지영작가님의 「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의 경우에는 가전제품 서비스센터에서 직장선배로 있던 마태공이 퇴사 후 차린 디지털 세탁소 ‘더 빨래‘에 이직(코로나보다 더 강력한 파라노이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거의 반강제로 퇴사하다시피한)한 변우식(중반부에 이르러 우식이 머리에 칠이 벗겨져 대머리에 가까운 정가 2만 9900원인 중고 앵무새인형을 당근마켓에서 99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고 그 인형을 구매하려고 정확하게는 「휴먼북 조기준」을 열람했던 변우식을 만나기 위해 시나리오 작가인 강선재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되는 것을 보고 작가님이 변우석배우가 출연했던 화제의 드라마「선재 업고 튀어」를 인상깊게 보신 것이 아닐까했습니다.)이 휴먼북 서비스에서 열람한 90% 할인가로 대여 중인 「휴먼북 조기준」속 ‘소년‘이 후반부로 갈수록 마치 기억이 왜곡된 것처럼 사건과 심정같은 것이 종잡을 수 없이 변하기 때문에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느꼈지만 흥미롭게 읽어나갔고 우리나라는 아직 전쟁종료를 선언한 국가가 아니며 언제라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에서도 전쟁이 발발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전쟁 중이라 굳게 믿은 채 살아가던 소년같은 인물을 만나게 된다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이 소설은 지난달 5일에 출간되었고 작가님이 10년 전부터 쓰고 계셨기에 당연히 작가님이 의도하셨다고 생각이 들진 않지만 최근 어떤 충격적 소식들을 접하며 84쪽 ‘늬우친 사람이 새로운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쁜가. (......) 어쩌면 더러움은 더러움으로 남겨둔 채 강력한 처벌을 하고 인간은 빨아 쓸 수 없다는 말을 진리로 믿으며 죄를 죄로 박제해두는 것이 악의 재발을 막는 데, 정당한 사회를 만드는 데 더 도움이 되는 일인지도 몰랐다. 가해자가 반성하는 척하는 것, 가해해놓고 용서까지 바라는 것에 피해자들이 더 분노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끝까지 용서를 구하지 않은 채 가해자로 남는 것만이 정의인가.‘ 같은 문장들을 읽은 후 저도 우식처럼 어떠한 판단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조기준이 불우했던 과거를 지나 방탈출카페인 ‘벙커 1983‘을 개업하게 되는 데 실제로 있다면 저는 아직 한번도 방탈출카페에 가보진 않았지만 한 번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박지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