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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 빚을 져서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4
예소연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평점 :
뒤늦게 읽기 시작한 핀 시리즈 소설선 54번째, 예소연작가님의 「영원에 빚을 져서」가 그저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을 마지막으로 동이와 혜란의 친구 석이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갑작스럽게 듣고 바울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단순히 석이가 실종된 캄보디아로 가서 삐썻을 만나 석이의 행방을 쫓는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기억에서 잊고 있었던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석이는 자신을 스쳐갔던 모든 것들에게 마치 자신만이 살아 남았고 그렇게 지나와선 안 된다는 죄책감을 가지며 캄보디아로 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지만 선명한 이야기 속에서 제가 가장 인상에 남은 구절은 ‘나는 최선을 다한다고 했던 것들이 최선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기억. 그 기억은 집요하게 파고들수록 쪼개져 나를 아프게 했다. 하지만 파고들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잊을 수는 없으니까. 기억하지 않으면 그냥 잊어버리겠다는 것인가? (...) 그토록 두려워한 것이 영영 잊히는 것이었는데(70쪽).‘ 이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소설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출간 당시에도 우리가 쉽게 잊기 힘든 일이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에 남는 데 극복할 수 있는 것도, 극복되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저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예소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