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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마음 있는 사람
정기현 지음 / 스위밍꿀 / 2025년 6월
평점 :
정기현작가님의 첫 소설집「슬픈 마음 있는 사람」을 읽었습니다.
저의 발 사이즈는 275인데 (빅풋)의 신발 사이즈가 290이며 어릴때부터 테니스를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의료기기 납품하는 회사에서 출고담당하던 새미가 실종이 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사라지는 것을 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290이나 되는 족적이 곳곳에 남아있어 죽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지않아 시각장애인인 임준섭의 집에 머물 수 있었으나 임준섭이 소인 小人의 존재를 눈치채며 소인의 신고로 곧 사형이 집행되므로 더 늦기 전에 임준섭의 집으로 무단침입하는 (발밑의 일)의 새미가 (빅풋)의 새미와 혹시 동일인물(그렇게 따지면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할머니 곁에 있었고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우연찮게 만나 할아버지가 이승과 저승 경계의 강을 건너는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검은 강에 둥실)의 새미또한 (빅풋)의 새미와 (발밑의 일)의 새미와 같은 사람이며 그들의 어린 시절 속 새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담벼락, 전봇대, 놀이터의 미끄럼틀등 지나가는 곳곳에 ‘김병철 들어라‘같은 낙서가 있고 오리모양의 하나에 만 삼천원한다는 오카리나를 두 개 구입하며 또 김병철에 대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을 교회 목사의 아들이기도 한 준영에게 알려주기 위해 슬픈 마음이 점차 차오르는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의 기은이 잊고 있었던 사라진 새미를 추적하는 (빅풋)의 기은과 항상 feliz로 살고 싶은 데 자꾸만 벽에 걸린 감정 시계는 항상 enojado를 가리키고 ‘빡꾹‘하며 우는 고장난 벽시계 속 뻐꾸기 조각을 보고 파쿠르 파쿠르하고 우는 파쿠르라고 부르며 파쿠르를 하던 아이들의 말을 듣고 한 번 파쿠르를 하게 되는 (마음대로 우는 벽세계)의 기은이 동일인물(세 편의 단편 속 기은을 포함한 가족들이 교회를 다니고 있어 새미보다는 조금의 가능성이 더 있지 않을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으며 하루에 열 세시간 씩 공부에 매진하던 (공부를 하자 그리고 시험을 보자)의 승주가 직장인이 되고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하던 도중 비옥한 땅을 우연히 발견하여 거기에 각종 작물을 재배해 탐스러운 작물로 거듭나게 되어 많은 손님들과 주변 거래처 사장님들을 확보하며 천재적인 농부의 기질을 지닌 것이 분명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이탈리아에서 온 땅주인으로 인해 조금씩 꼬여가는 (농부의 피)의 승주와 그런 승주가 재건축이 예정이 된 지역에 살며 회사에 출근하던 중 늘 가던 길이 아닌 바람이 부는 길을 가게 되어 하늘을 유영하듯이 날아다니게 되는 (바람부는 날)의 승주와 동일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각또한 했습니다.
아무튼 「슬픈 마음 있는 사람」속 등장하는 각각 다른 새미와 기은과 승주를 포함한 사람들 그리고 저또한 마음 속에 차오르는 triste와 억누르던 enojado가 바람 속에 멀리 날아가버려 일상을 살아가는 매일매일 feliz만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정기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