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힌트
기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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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영작가님의 네번째 소설집 「내일을 위한 힌트」를 출간된지 조금 지난 후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집의 제목이 「내일을 위한 힌트」라고 해서 소설집에 실린 단편 중 하나(앞서 출간된 「연애소설」, 「이상한 정열」, 「사치와 고요」처럼)겠거니 생각했지만 이번 소설집에서는 같은 제목이 없어서 의아했다고 읽고 나서야 「내일을 위한 힌트」가 어디서 나왔으며 왜 제목이 「내일을 위한 힌트」가 되어야 했는 지 알 것 같았어요.
(실린 단편들 중 하나가 제목이 된다면 (나를 부르는 소리)나 (헬레나의 방식)의 발표 당시 제목이었던 (결속과 끈기), 아니면 가장 무난한 (모든 이의 모든 것) 중에서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미와 종은, 울지 않아요)의 다미의 집에서 얹혀 살게 된 종은이 옆 건물 3층에 새로 이사 온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공인태의 양 옆에 나란히 걸으며 일종의 데이트를 하며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다 종은의 오빠가 느닷없이 찾아오는 바람에 결국 끌려가다시피 집으로 돌아가게 된 종은과 다미가 서로에게 ‘아니‘라고 대답하며 긴긴밤을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나를 부르는 소리)의 숙부와 숙부의 애인이 사교댄스를 추다 숙부가 다쳐 병원 응급실로 재경과 함께가게 되고 그 곳에서 만난 혼자 고립된 느낌을 주는 박상림을 우연히 만났다가 다음 날 카레전문점에서 또 만나게 되고 연락처가 있는 명함(동신패밀리라는 상호의 휴대폰번호나 직함같은 것이 없고 대표전화만 있는)을 받고 전화를 걸어본 재경에게 상림을 돌보고 있다던 아픈 누나 손혜은이 ‘혹시 모르는 남자와의 로맨스, 그 비슷한 걸 상상하고 기대했냐‘며 묻는 것도 (여름의 목소리)의 홍경이 어릴 때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어머니가 알츠하이머를 앓다 홀연히 세상을 떠나버렸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그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원진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원진과 남매아닌 친구 같은 사이로 지내게 되는 것도 (헬레나의 방식)의 손민우 아우구스티노 신부에게 대뜸 ‘차(자동차)‘를 사드릴까요?라고 진지하게 물어보며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녹음기를 전하며 처분에 맡기겠다고 말하는 8년간 가꾸며 키워왔던 가게를 팔아버린 구자영 헬레나의 방식이나 (곽수산나와 경우의 수)의 충동적으로 선택을 하는 즉흥적인 은수의 부탁으로 은수 아버지의 친구 분을 만나는 자리에 합석하여 은수의 바보짓을 끊어내기 위한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곽수산나와 (신세계에서)의 고모 이원과 조카이자 이겸의 딸인 이열음이 여행으로 가게 된 부산에서 우연히 만난 김호경과 보내는 뜻깊은 시간이 (부소니호텔, 가을)의 불의의 사고로 운동을 그만 둔 원희지가 손수 사연을 보내서 당첨된 호텔 숙박권으로 인해 친구인 권보경과 보호자자격으로 그의 엄마인 염세정과 함께 경포해변에 있는 부소니호텔에 머물며 추억을 만들어가던 시간이 (모든 이의 모든 것)에서 실업 급여 상담을 하러 온 동령에게 애리자 언니가 불쑥 찾아와 신세를 지게 되는 일과 해설 ‘은유하기와 용서하기‘를 다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읽어나간 이 모든 시간들이 추천사를 쓰신 김기태작가님의 말처럼 다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신세계에서)의 김호경처럼 저의 ‘내일을 위한 힌트‘들을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기준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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