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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안의 맛
김의경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콜센터],[쇼룸]의 김의경작가님 신직 소설집 [두리안의 맛]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읽었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 (두리안의 맛)을 포함하여 총 8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단편들이 제 생활에 밀접하게 자리잡고 있는 상황과 소재들이라 금방 읽어나갔습니다.
(순간접착제)는 얼마전 유튜브를 보았는데 편의점에 납품되는 김밥, 주먹밥등의 즉석식품을 제조하는 공장에서 김밥, 주먹밥을 만드는 과정이 동영상으로 나와있길래 지켜본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 완제품을 편의점 배송화물기사님에게 받아 수량확인 후 진열하는 일을 하지만 내적친밀감이 쌓였는 데 이 소설에서는 70을 넘었지만 딸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열심히 자기 자리를 보전하려는 소순할머니가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시티팩토리)에서 아이돌 앨범이나 각종 CD, DVD등을 포장하는 단기알바를 하는 하령과 다혜가 등장하는 데 한번 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소설 속의 그 아줌마같은 인물이 내지르는 언성을 참아내기는 어렵겠다 생각이 들었고 (두리안의 맛)에서는 파워 블로거인 윤지가 해외여행을 처음으로 지원받아 가게 되었는 데 내돈내산일때는 솔직하게 비평도 서슴치 않았지만 지원을 받아서 하는 것을 평으로 남기려하니 아무래도 조금 너그러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게 아닐까싶고 종목이 다를 뿐 서평단으로 책을 제공받아 글을 쓰시는 분들이 존경스럽기는 하지만 저는 부지런하지 않기에 차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캉스)에는 2,30대를 치열하게 보내던 40대에 접어든 혜수와 윤주가 우연한 기회로 고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고 있는 데도 자신들의 치열했던 삶의 모습들을 감출 수가 없었고 그리고 알고 보니 이 호텔의 총지배인이 아주 낯익은 사람이라는 것에 더 놀랍기도 했었는 데 소설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윤주또한 그 지배인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라TV)에는 유지가 유라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먹방영상을 찍으며 단숨에 인기 크리에이터가 되지만 억지로 좋아하지도 않는 매운 떡볶이를 아주 맛있게 빨리 먹어대며 미소를 억지로 지으며 먹는 모습이 안타깝기 짝이 없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수익과 구독자가 줄어들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어 유튜버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주인집 딸)의 아픈 엄마를 간병하기 위해 반지하에 살려고 하는 집주인의 딸과 마음이 아프지만 당장 나가기엔 돈도 없고 아이를 임신 중인 세입자 두 사람 모두의 사정이 이해가 되기에 작금의 현실이 답답했고 (나비)의 남들과 조금 다른 지혜를 인간으로 존중해 주지 않은 영악한 아이들이 진정 사람일까하는 생각이 들어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 중 가장 읽기 싫었고 솔직히 소설집에 실리지 않았으면 했던 단편이었습니다.
마지막 단편인 (최애의 후배)에 등장하는 고등학교 1년 선배 이지은(아이유)님의 등장 자체가 신기하면서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고 가이드를 해준 인물에게 처한 상황이 하루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고 싱가포르에 사는 최애의 선배를 보며 실제로 보지 않았지만 영화 [인턴]의 주인공이 생각이 났습니다.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 모두 펜데믹 때 쓴 단편들이었고 단행본이 나올때는 완전히 끝난 줄 알았는 데 아직 종식된 것이 아니며 더군다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 어수선하여 불안감이 증폭되어 있지만 (최애의 후배)의 최애의 선배처럼 날서기만 한 모든 것이 미약하지만 따뜻한 온기로 녹아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의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