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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시대 ㅣ 새소설 17
장은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0월
평점 :
새소설 시리즈의 17번째로 장은진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부끄러움의 시대]가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이번 장편에서는 북유럽에서 시작된 펜데믹으오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격리되고 세상을 떠나며 4년전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던 때가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소설 속에서 2년전 여기에 B시에서 일어난 호텔 화재 사고와 소설 후반부에 벌어진 교각 붕괴 사고로 서울로 가던 호남선 KTX가 강으로 추락하는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로 생을 마감하는 불행이 벌어졌지만 책임을 지려는 사람들은 없고 모두 잘못을 다른 이에게 떠넘기거나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그야말로 ‘부끄러움의 시대‘속에 호텔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결코 고객에게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유령이 되어버린 아버지 정식 씨와 장인의 정신을 물려받아 수제로 우산을 만드는 것을 고집하는 아들 한해와 외로워서 결혼했다가 3년만에 스스로 결혼에서 박차고 나와버린 한량처럼 살아가는 누나 노라가 티격태격하며 버텨가는 모습들이 인상깊게 비춰졌는 데 단순하게 수작업으로 우산을 만드는 일을 하는 한해씨를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전작 [날씨와 사랑]이 생각났습니다.
전작에서는 우산을 만드는 인물은 없지만 장갑 공장을 운영하는 해주와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하루 종일 우산을 쓰고 광장을 돌아다니던 정체모를 우산 씨가 있었는 데 여기서도 망가져버린 우산을 고쳐달라고 고집을 부리며 한해의 우산 가게를 기웃거린 이봐요 씨같은 미스터리한 인물이 등장하며 한해와 자연스레 엮이게 되어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을 주었고 일하던 호텔에서 만난 부끄러움이 많아 고객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청소를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좋아하기에 부끄러워지고 오히려 그 사람 눈에 띄려고 하는 아버지 정식 씨와 그 반대로 부당한 일에 주눅들지 않고 부당함을 외쳐대는 반항아이지만 자신과 완전 반대인 아버지 정식 씨를 사랑하게 된 어머니 희숙 씨의 사랑 이야기와 이제 호텔에서 마음껏 누구의 눈치 볼 것 없이 영원히 사랑하게 될 두 사람의 앞날이 어두컴컴한 세상 속에서 환하게 비춰주길 간절하게 바라봅니다.
장은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