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3
안보윤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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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53번째로는 안보윤작가님의 [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입니다.
자신이 크게 잘못한 것이 없는 데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내 곁에 그 존재가 항상 있었고 그 존재로 인해 온갖 비난의 화살이 내게로 쏟아지며 수렁 속에 빠져 벗어날 수가 없고 그런 나를 위로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어릴때부터 몸소 깨달았기에 그 존재에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그 존재보다 먼저 이 지긋지긋한 세상을 떠나는 것이기에 마음의 정리를 하며 실행에 옮기려는 찰나에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그 존재로 인해 죽지도 못하는 상황이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데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악한 인물이 전수미이며 전수미의 영향 아래 부모님은 수미보다 1년 늦게 태어난 수영을 방관하고 수미가 저지른 사고들의 뒷처리를 하기에 급급한 모습과 그런 가족들 곁을 떠나 물류센터에서 3년간 쉬지도 않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갈아가며 일하였지만 한순간의 부상으로 인해 산재처리는 커녕 해고를 당하게 되며 악착같이 모아둔 돈으로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다 전세사기의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등 전수영에게는 시련만 가득한 나날이기에 죽고 싶은 마음이 진작에 생겼을 것 같지만 구원성 동물병원 겸한 노견돌봄센터에서 보호자들을 대신하여 병들고 나이많은 개들을 보살피며 여기까지 왔으나 점차 자라나는 어떤 마음으로 인해 자신이 하는 일과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 모습을 눈으로 읽으면서 선택권은 커녕 어떤 의견조차 낼 수 없는 반려동물들이 오로지 주인의 의사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것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115쪽의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견뎌야 했다. 존중받고 싶어 하는 나를,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어 하는 나를 기를 쓰고 찍어 눌러야 했다.
나를 무시하는 것.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
손쉽게 나를 짓이기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묵인하는 것.
몸이 버티는 동안에는 마음이 지옥이었고 마음을 억누르자 그에 대한 반동처럼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
어느 쪽이든 내가 망가져야만 끝나는 일상이었던 것이다.‘ 같은 문장들 중 물류센터 대신 제가 일하는 편의점이나 다른 일터로 갈음하고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에서 당뇨가 발병되었다나 손가락이 잘려나갔다등으로 읽혀지며 구원장이 수영에게 말한 ‘순진한데 오지랖까지 넓은 사람은 항상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125,163쪽)‘는 이 대사또한 제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났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소설이지만 수영이 3년 동안 쉬지 않고 했었고 오팔이를 맡기며 오팔이의 보호자가 일하고 있는 물류센터가 특정되어서 혹여나 그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일터에 대한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으로 그려지는 것에 반감을 들지 않을까, 구원장이 절박했던 수영을 포함한 하림과 소란을 채용했듯이 이 일터에 절박하게 지원하고 일하는 그 누군가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의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세상 물정 모르지 않으므로 꿋꿋하게 허리를 펴고 살아갈 세상 모든 곳의 ‘전수영‘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안보윤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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