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아니었다 새소설 16
설재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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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연작소설집 [월영시장]으로 처음 접하였지만 작품 활동을 시작한 2019년부터 왕성한 글쓰기를 하시는 설재인작가님이 그 이후로 [그 변기의 역학] (한겨레출판, 2024)과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시공사, 2024) 그리고 [정성다함 생기부수정단] (이지북, 2024)을 연이어 출간하셨고 이번에 새소설 시리즈 16번째 [우연이 아니었다] (자음과모음, 2024)도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월영시장]만 읽었기에 작가님의 작품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데 어느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글을 쓰셨고 이번 소설에서는 이른바 자칭 ‘설재인식 치정 소설‘이라는 정의할 수 있는 지양을 동경하지만 자신이 아니라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홀로 지내며 지양보다 자신이 훨씬 위에 있다고 여겨고 있는 호림(a.k.a 개명전 이름 효정)과 딱히 호림이 아니어도 삶에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 분명한 마이 웨이인 지양이 얽히게 되는 모든 일들이 그저 우연이라고 지칭할 수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를 잊기 위해 얼굴을 포함하여 이름까지 바꾸며 대학교에서 만난 자신에게 다 맞춰주는 승환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 싶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학원에서 부당해고하게 되고 승환과도 멀어진 채 고향인 나문시로 내려온 호림이 엄마의 심부름으로 두부를 사기 위해 줄을 서던 그때에 얼굴이 바뀌어서 못 알아볼 줄 알았는 데 한번만에 알아본 지양으로 인해 이야기의 분위기가 달라지며 자신의 낳은 것도 아니지만 지양의 딸인 성연에게 애뜻한 감정을 느끼게 되며 자신이 고교시절에 잠시나마 호감을 느낀 영근을 만나 스릴넘치는 연애질을 하는 등 절망 속에 나름 한줄기의 빛이 내려오는 가 싶었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모종의 일들이 다시 찾아오게 되어 작품 전체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 읽고 있는 제가 빨려 들어가버렸고 읽은 후에도 제가 지금 무슨 글을 쓰고 있는 지도 모를정도로 한동안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써내려갔지만 솔직히 [월영시장]이 문학과지성사에 출간되지 않고 창비,문학동네,민음사를 제외한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면 그다지 관심가지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고 [우연이 아니었다]또한 새소설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 분명했을 설재인작가님의 다양한 작품들을 조금 더 깊게 알아가고 싶습니다.
설재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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