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을 위한 퇴고
최영건 지음 / 민음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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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공기 도미노]와 아직도 제목이 ‘수초 수조‘인지 ‘수조 수초‘인지 조금 헷갈리는 첫 소설집 [수초 수조]이어 5년만에 세 번째 책이자 표지가 인상적인 연작소설 [연인을 위한 퇴고]를 출간하신 최영건작가님의 세 편의 연작 (두 개의 길이 이따금 겹치는)과 (연인을 위한 퇴고), (나무 왕의 방)을 실려있는 순서대로 읽었는 데 작품해설을 쓰신 윤경희문학평론가님이 해설 앞 부분에 쓰신 작가님의 작품들을 접해본 독자들이 이번 연작 작품집을 접하며 그전의 작품들([공기 도미노], [수초 수조])을 쓰셨던 작가님과 동일 인물이 맞는 지 믿어지지 않는 다는 취지의 글을 읽으며 저 또한 놀라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두 권의 책에 비해 읽어가기가 쉽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표제작인 (연인을 위한 퇴고)에서는 사람은 아니지만 고양이나 구두 굽의 밟혀 희생당한 새양쥐도 아닌 나의 연인이 죽었기에 떠돌아 다니는 유령 같이 함께 있지만 대화가 이따금씩 분절되며
숲으로 가는 시장이 허락한 허가증을 시장이 바빠 시장의 그림자가 전해주고 숲으로 가는 나와 나의 연인 주변의 노파와 소녀, 낡은 수의를 일깨우는 붉은 닭과 울타리에 내걸린 붉은 달과 같은 이미지들이 소설 곳곳에 혼재되어 있어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속을 하염없이 헤매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15쪽에 ‘왕이 신부를 데리고 진주를 사려 맞은편 상점을 기웃댄다.‘라는 문장과 ‘난폭한 내가 슬픈 나를 만나려 유복한 자들의 뜰로 걸어 들어온다.‘라는 문장이 알쏭달쏭합니다.
그러고보니 ‘소문을 옮기는 자들이 이 거대한 징조를 염탐하려 길가를 어슬렁거린다.‘ 문장또한 뭔가가 분절된 것 같네요.)
(두 개의 길이 이따금 겹치는)에 급식소라는 장소를 저도 줄곧 학교 교실에서 배식받았던 유년 시절에 잠시나마 급식소라는 곳에서 배식을 받아먹었던 기억이 떠올랐고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책을 정말로 읽고 있는 지 책을 읽는 나를 향해 과자를 던지고 책에 묻자 그 부스러기들을 책에서 털어내며 책에 자국이 남고 책을 집에 가는 길목에 몰래 버리고 튤립과 수선화가 아직 피어나지 않은 뜰이 있고 아버지가 요리를 해주시는 집이라는 장소가 (나무 왕의 방)의 아까시나무와 자두나무, 소나무와 개들이 있지만 담장이 없는 작은 나의 집이라는 공간이 어딘가에 남아있는 집이 아니라 표상인 집(배수아작가님의 [속삭임 우묵한 정원]에서 빌려온 표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전의 책들을 출간된 시기에 읽었기에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는 데 작품해설(물론 문학평론가라는 직업이 아무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간 작품해설들을 읽으며 매번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작가님들의 전작들을 짧게 언급하거나 언급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번 해설에서는 해설 분량의 3분 2정도를 전작들을 언급하며 공통된 키워드로 마지막 끝부분에 살포시 이번 작품집이 언급되어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져 혹시 7월 중순에 출간 예정이었으나 8월로 밀려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없는 것보단 좋았습니다.)을 읽으며 앞서 출간된 [공기 도미노]와 [수초 수조]의 내용과 분위기들을 파악할 수 있어서 한 권의 책으로 최영건작가님의 작품들을 한 번에 접할 수 있었기에 완전 럭키비키한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최영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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