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입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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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20도로 설정해놓으며 시원한 곳에서 김인숙작가님의 미스터리 * 호러 단편선 [물속의 입]을 읽기 시작했는 데 미스터리 * 호러적인 단편들을 모아놓은 단편집답게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며 에어컨을 계속 틀고 있음에도 제 얼굴과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르고 있는 데 책을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첫번째 단편인 (자작나무 숲)에서 버리는 것 없이 모으기만 하는 호더인 할머니로 인해 쓰레기로 가득한 집에서 할머니와 살게 되는 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인 손녀와 6년 전 [단 하루의 영원한 밤]에서도 실린 영천의 고모부에게 물려받은 집에 이사를 도맡던 집의 열쇠를 하나씩 모으며 세력을 넓혀가는 근육질 몸매의 호더인 (빈집)의 남편, 미발표작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물속의 입), (호텔 캘리포니아), (콘시어지), (탐정 안찬기), (여기, 무슨 일이 있나요), (돌의 심리학), (유카), (섬)에서 벌어진 사건들의 피해자인 어린 소녀와 그 소녀를 구하지 못한 부모, 그리고 소녀를 따라간 남자를 보았으나 결코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목격자들과 그 사건을 조사하는 전직 경찰이자 탐정인 안찬기 그리고 영천의 캘리포니아에서 머물게 된 진주와 조태익, 거기서 온갖 잡일을 하던 서민봉과 회사에게 고소장을 받게 되는 (소송)의 동생과 형이 입밖에 쉽게 꺼내지 못하는 과오와 그해 여름에 발생한 수해로 인해 동생을 잃어버린 (그해 여름의 수기)의 수기와 함께 파란대문 집에서 지내게 된 명기 주변의 도사린 무수한 죽음들을 목격한 제 귓가에 속삭이던 ‘열지 마!‘와 그렇게 속삭임에 불구하고 끝내 무언가 열어버린 저에게 들려온 ‘열지 말랬잖아‘같은 한탄어린 목소리에 이어 깊은 물속에 속수무책으로 빠져 아래로 점점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 [물속의 입]이 사라져가는 기억에도 당분간 제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김인숙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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