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계간지에 1년간 연재하셨던 박민정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 [백년해로외전]의 책 뒷면 ‘여름이면 능소화가 담벼락에 너울대는 후암동 적산가옥 고택‘이라는 문구를 읽자마자 세번째 소설집 [바비의 분위기] (문학과지성사, 2020)에 실렸던 단편 (신세이다이 가옥)이 단순하게 떠올랐는 데 [백년해로외전]을 읽으면서 조금 혼란이 왔었습니다.
유명한 베스트셀러작가는 아니어도 아는 사람은 아는 소설가이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주현이 같은 과 교수 서정수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복잡한 상황에 놓여져 있기 전 자신이 잠시 머물렀으나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길 기도했고 두 번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후암동 적산가옥에서의 일들을 소설로 써 발표했다는 사실을 알자 주현의 직계가족을 제외한 큰아버지와 예리가 그런 자신을 비난하게 되는 데 자신이 실제로 겪었지만 그것을 글로 써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 해당 당사자에게 미리 동의나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 것에 저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었고 장훈 오빠의 딸 수아를 우연한 계기로 만나고 난 후 소식을 부모에게서 들었던 프랑스에 입양된 야엘로 불리며 어엿한 프랑스인이 된 장선 언니 또한 자신의 과거를 바탕으로 쓴 솔직한 글을 연재하기로 마음 먹고 주현에게 그 글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며 악마같던 존재들이 저를 괴롭힌 그게 바로 지옥이나 다름없었던 과거 속에 제가 너무 오랫동안 얽매여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끈질기게 제 곁에 달라붙었던 어떤 기억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결코 쉽게 흐려지지 않고 그런 관계또한 아무일 없었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소설을 읽으며 다시 한번 경험했던 귀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박민정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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