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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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소설집「위험한 비유」가 출간된 것이 2019년 11월 말이었으니 (판권지에는 2024년 3월 27일에 출간 되었다고 나오지만 사실 이서수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마은의 가게」보다 조금 늦게 알라딘에 등록된) 2024년 4월 초에 출간된 최제훈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인 「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에 실린 8편의 단편들 중 제일 첫번째에 실리면서 가장 먼저 2020년에 발표하신 (사라진 배우들)부터 실제로 배우가 아닌 버츄얼 휴먼들이 배역에 맡게 연기를 하고 인물의 감정이나 배경등을 주입시켜 더 사실감있게 만들어주는 라이프 디자이너라는 미래지향적인 직업을 다루고 커플들의 미래를 간단하지만 정확하게 체험해볼 수 있는 (스포일러)속 시뮬레이션, 꿈을 자신이 자각하거나 인위적으로 방해하면 전기세가 할증이 되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애프터서비스)의 드림캐쳐, 이미 죽은 사람의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기계를 조나단 오 박사가 발명하여 실험해보는 (닥터 블랙의 영혼 추출기), 외로운 자기 자신에게 대화상대를 만들어 낸 연구원과 자기 자신을 쏙 닮은 AI 말벗의 대화내역이 인상적인 (혈액, 순환)과 이전에 꾸었던 꿈도 다시 이어서 꾸게 되는 매력적이지만 역시나 무시무시한 중독성을 지닌 (, 고로 존재한다)속에 등장하는 드림캐쳐라는 마법의 약, 힘들게 범인을 취조할 필요도 없이 범죄를 저질렀던 현장 속 상황을 재현할 수 있는 (추출 혹은 작곡)의 상황들도 흥미로웠지만 소설집 제목인 「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토피아)라는 단편 속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풍족하게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이 부러우면서도 과거 자신의 기억을 잃고 토피아라는 공간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인물들이 가엾기도 했으나 마지막에 밝혀지는 반전으로 인해 그러한 마음이 싹 사라지고 이러한 설정들이 현실이 되면 너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소설집에 실린 8편의 단편들 모두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표지 또한 오픈AI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모델 DALL*E 3에서 추출된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재가공하여 소설집에 걸맞게 디자인된 「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을 읽었던 기억이 사라지고 불순물이 섞여들어간들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습니다.
최제훈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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