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속도가 우리의 연애에 미친 영향
명학수 지음 / 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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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흥미로워 선택한 명학수작가님의 첫 소설집 「말의 속도가 우리의 연애에 미친 영향」에 실린 단편 8편 모두 어떠한 우연이 빚어낸 선택으로 인해 운명이 달라지는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크리스마스선물로 주려고 했던 미니어처가 누군가에 의해 팔리게 되어 그것과 같은 제품을 사려다 사고를 당해 죽게된 아버지와 그에게 영원히 선물을 받을 수 없게 된 아들인 Paul Lee, 이명준이 그 미니어처가 실은 앤디 워홀이 구매한 것이고 앤디 워홀이 병원에서 죽을 때 밥 로버트라는 가명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세월이 지난 후 앤디 워홀의 배역이 등장하는 연극무대가 올라가며 연기를 하며 점차 일상에서도 밥 로버트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린 (폴이라 부르는 명준)부터 무려 37일동안이나 햇빛로 32단지의 주민들을 공포로 떨게 만든 지금 생각해도 다소 황당하기 짝이없는 (미친개의 처분에 관한 보고서), 은지가 죽은 후에야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윤희와 현우부부가 은지의 SNS에 올리는 (dmswl), 소설 「은하」로 인해 헤어진 미영이 소설가로 등단하며 발표한 「은하」라는 제목의 소설로 인해 그녀가 나타나는 곳에 따라다니며 반추하다 마침내 그녀와 나의 이야기를 쓰기로 한 남자의 이야기인 (은하), 기훈이 준 약을 먹었을 뿐인데 정신을 잃고 기훈의 방에서 자버린 수진이 당시의 일들을 같이 있었던 친구들에게 전화로 물으며 분명하게 깨닫게 되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후배에 반강제적인 초대로 세미나에 참석했다 잠시 밖으로 나온 후 검은 우산을 쓰고 있는 여인을 만나 이 근처에 있을 호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소설가의 이야기 (호수), 우연히 했던 고양이에 대한 말때문에 제작하려던 영화의 내용과 주인공이 고양이에서 다리를 저는 고양이로 바뀌며 아픈 상처를 지닌 고양이를 찾게되는 배우와 감독사이에서 입지가 좁을 것이 분명한 조감독의 (쓰러질 듯 말 듯 도도하게)와 마지막에 실린 서울랜드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었지만 운명처럼 경마공원에 내려 경마에 응모하여 연속으로 당첨되자 점차 주말마다 경마에 빠지게 되고 친형의 결혼식 이후로 연패하며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었지만 경마를 잊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했고 그후로 아는 형이 확장이전하여 오픈한 가게에서 만난 연인이 알려준 사실로 인해 새로운 인연이 생기면 경마공원으로 가서 경마에 응모하게 되었다는 표제작 (말의 속도가 우리의 연애에 미친 영향)까지 이 소설집에 실린 8편의 단편과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감염, 그로 인해 결국 몰락하게 된 군주 체자레 보르자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해설, 그리고 해경이었던 이상이 우연히 맛본 레몬(영몽)을 찾기 위해 헤메다 화가가 그린 정물화에서 찾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쓰기의 씨앗이 되었다는 작가님의 말을 읽으며 제가 「말의 속도가 우리의 연애에 미친 영향」을 고른 것은 순전히 우연이겠지만 결국 그것은 거창하게 말하면 운명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갑자기 경마에 급 관심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게도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겠죠.
명학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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