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
우다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다영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이었던「앨리스 앨리스하고 부르면」이 서로 다른 두 세계가 겹쳐지는 세계에서 미로로 둘러싸인 길을 무작정 걷는 기분이 들었다면 이번에 출간된 세번째 소설집인 「그러나 누군가는 더 깊은 밤을 원한다 : sed quandam vo nocte Nigriorem」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포함한 여러 시공간 속에 (긴 예지)의 솔이처럼「볼볼볼」게임에서 행운의 볼을 연속적으로 맞추지는 못할지언정 1만 6천회이상 플레이하면서 단 한번도 물의 심판을 받지 않고 피했던 효주가 인공지능 레마가 진행하는 시뮬레이션에 직접 들어가 66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태초의 선함에 따르면)의 수많은 각성자들을 인터뷰한 끝에 마침내 각성자들처럼 각성하게 된 연구자와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의 알파와 오메가처럼 제 자신이 둘로 나뉘어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는 데 성인식을 따로 치르지는 않았지만 성년의 날이 언제였는 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하나가 되어 합쳐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과 그 것이 아니라면 알파와 오메가가 아니라 (기도는 기적의 일부)같이 제가 메시아 유리와 같은 존재며 제 곁에 있는 존재가 실은 악마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나 누군가는 더 깊은 밤을 원한다)에 혜경이 만들어낸 영화 속의 인물이었던 승용처럼 혹시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저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영화속의 등장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소설집을 덮고 나서 (그러나 누군가는 더 깊은 밤을 원한다)에서 안락하기 그지없던 매기를 벗어나려고 했던 개척자들처럼 저 역시도 저 너머에 있을 제가 이루어낼 이야기들을 시작하기 위해 벗어나야할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이름도 없지만 저를 보면 왠지 꼬리를 흔들며 제게 다가와 제가 내민 손을 핥을 것 같은 까만 개와 함께말입니다.
우다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