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최선
문진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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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영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던 것은 2009년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여 2010년에 출간된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이 처음이었지만 사실 그때에는 별감흥이 없었고 그 이후에 네이버블로그에서 어떤 분이 이 소설에 대해 혹평을 남겼고 바로 그 혹평을 비난 혹은 비판하는 글을 다른 분이 남기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후 겨울의 초입에 첫 소설집 「눈 속의 겨울」을 내셨고(사실 알라딘에서 구매를 했지만 읽지는 않았고 작은도서관에 보내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바로 마지막에 실린 (두 개의 방)으로 2021년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 2022년 가을에 짧은 소설집 「햇빛 마중」과 올해 초 현대문학 핀 시리즈「딩」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셨던 (부끄럽게도 저는 두 권 다 읽지는 않았습니다.) 문진영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 「최소한의 최선」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도 이 소설집에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이 실려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실린 순서대로 읽기 시작했는 데 (미노리와 테츠)의 주변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자신을 내보이는 것에 조금의 망설임이 없는 수민, 잠시 주춤하더라 곧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오! 상그리아)의 엄마, 자식과 남편의 곁을 떠나 오랜 시간 홀로 살아왔음에도 또렷한 눈빛을 지니며 세상에 발을 내딛는 (내 할머니의 모든 것)의 배정심여사, 각양각색의 친구들을 만들어내며 기도를 도와주는 일을 하지만 정차 자신은 신이나 천국과 지옥을 믿지 않는 (너무 늦지 않은 어떤 때)의 안와, 송창식의 「고래사냥」이 18번인 (고래 사냥)의 룸메씨, 주변인에게는 무뚝뚝하지만 고객들에게 친절해 ‘이 달의 우수사원‘을 3번이나 수상하며 계획적인 삶을 지향하는 (네버랜드에서)의 희욱과 손님들에게 보여줄 불쇼로 화상을 입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젊음을 아낌없이 발산하는 태국의 청년 론, 선배이기도 하지만 일찌감치 퇴사하여 자기계발을 하며 직장에 다닐 때보다 안정적인 수입과 수많은 팔로워들로 부터 인정받고 있는 (지나가는 바람)의 민지씨와 이름부터가 밝음을 주는 (한낮의 빛)의 주명, 그리고 존재만으로도 밝음의 그 자체인 (변산에서)의 조카 수온이를 보며 햇살이 내리쬐는 싱그러운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동경을 느꼈고 밝은 곳으로 나아가지 않고 소설 속 인물들과 다른 분명 춥고 아픈 데 이 정도는 애써 괜찮다며 제 자신조차 숨기기에 급급한 제 모습을 자꾸만 비교하며 읽게 되어 마음이 착잡하지만
「최소한의 최선」이라는 제목처럼 어두컴컴했던 새벽에서 서서히 빛이 돋아나며 밝아지는 아침을 향해 한 걸음씩 발을 내디뎌보는 것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E-Book에서는 제대로인데 (미노리와 테츠) 10쪽의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그래서 함께 살게 되는 일은 과연 어떤 걸까 처음으로 생각해본 건 그 둘을 만나고서였다. 연애에는 젬병인 내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그래서 함께 살게 되는 일은 과연 어떤 걸까 처음으로 생각해본 건 그 둘을 만나고서였다.‘라는 오류가 분명한 문장과 해설의 269쪽에서 ˝언니라도 불러도 돼요?˝라는 문장이 이상하지만 2쇄에서는 수정이 되겠지요.
문진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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