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게임즈 : 호모사피엔스의 취미와 광기 오늘의 젊은 작가 38
심민아 지음 / 민음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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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의 38번째는 시인이신 심민이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키코게임즈 : 호모 사피엔스의 취미와 광기」입니다.
표지와 제목에서부터 결코 범상치 않음을 느꼈는 데 게임의 문외한이었던 조유라라는 인물이 게임을 필연적으로 잘 하고 많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고 게임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판교에 있는 ‘키코게임즈‘ 에 입사하게 되면서부터 생존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게 맞다. 그건 훌륭한 일이다. 복된 일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세상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생계를 해결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다들 알 수 없는 운명에 흩날리며 이링공뎌링공 살아가는 것이 인생 아니던가(60쪽).‘ 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되고 싶어했던 장례희망의 직업을 가지고 살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며 살아가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만 인생이란 것이 계획대로 제가 원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다는 필연적인 사실을 몸소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겠죠. 저도 그렇고요.
(‘이링공뎌링공‘이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찾아봤더니 「청산별곡」에서도 나오는 이렁저렁의 옛말이라네요. )
아무튼 저는 어린시절부터 제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기 전까지 모바일게임은 물론 PC게임을 제대로 해본적이 없었고 PC방에 가서도 인터넷 검색이나 건전한 영상을 보기만 했고 휴대폰 개통후에도 잠시하던 게임들은 있었으나 오래하지 않게 되어 삭제하곤 했었죠. 그나마 현질을 하고 가챠를 했었던 게임이 있었는 데 그건 바로 데브시스터즈에서 출시한 「쿠키런오븐브레이크」와 「쿠키런킹덤」!
이 두 개의 게임을 나름대로 오래했던 것은 아무래도 캐릭터가 아기자기했기 때문이 가장 크고 여느 게임처럼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쿠키들의 능력과 보물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죽을 때까지 장애물을 피해 질주를 하며 유저들과 경쟁을 하고(쿠키런오븐브레이크), 때로는 쿠키들의 능력을 활용하여 적들과 싸우거나 유저들의 쿠키들과 대전하여 승리하거나 패배하며 경쟁을 하지만(쿠키런 킹덤) 애초에 No.1이 되기 위해 시작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없이 했다가 부담을 느껴 게임삭제하고 숫자들을 서로 겹치지 않게 나열하며 무작정 싸우거나 경쟁하지는 않아 시간 때우기에 좋았던 스도쿠도 나름 했었지만 꾸준히 하지 않고 리워드기한에 쫓겨 몰아서 하다 보니 이 것 또한 부담이 되어 결국 삭제하기에 이르렀고 그래서 게임은 제 적성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점점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공연장에서 부매니저 직함을 달 정도로 오래하기는 했지만 결코 그 일을 좋아해서라기 보다 그저 버텨낼 수 밖에 없었던 유라씨가 키코게임즈에서도 버텨내기 위해 버스를 타고 키코게임즈 사옥을 향해 사원증을 내밀며 부리나케 달려가 지각을 간신히 면하며 버텨내려고 했던 것을 저도 지금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의점에 보람을 느낄때도 있었고 재미를 가지고 하기도 했지만 당장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버텨내기 위해 피곤하고 개운하지 않은 몸을 이끌고 가는 일이 요즘들어 잦아졌다는 것을 느끼며 시원하게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면 뭐하나 싶기도 하고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편의점에서 일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가지 않았나 싶고 나름 대우가 나쁘지는 않아 계속 다녀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무한 루프하지만 언젠가는 유라씨처럼 자신만의 게임(인생)을 만들어가며 살아가기를 그 게 너무 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심민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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