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
김경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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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김경욱작가님의 8번째 소설집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을 읽었을 때 저는 ‘잘 모르겠다‘고 리뷰를 남겼었죠. 그런 후에 언젠가 나올 9번째 소설집을 꼭 읽어봐야겠다고도 남겼었는 데 3년 만에 출간된 9번째 소설집의 제목은 「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라고 합니다.
(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일 때 1종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갱신하기 위해 용궁 빌라에서 지하철을 타고 1호선 도봉역보다 4호선 노원역이 가까운 도봉 운전면허 시험장으로 향하는 김중근씨,
어제도 보니 전장연(전국장애인연합회)에서 휠체어 시위를 한다던데 이 단편에서도 시위를 하며 시간이 지체되는 데......
(돼지가 하는 일)
인터내셔널을 전문으로 택시를 모는 최원배씨는 콜롬비아에서 온 소설가이자 종군기자로 한국에 왔다던 산체스를 태우게 되고 산체스와 함께 임진각, 판문점, 출판도시 파주로 차를 몰고......
(그분이 오신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에는 집을 주기적으로 바꿔줘야한다는 흥미로우면서도 약간은 아리송한 대답을 주로 해대던 소설가가 정작 자신이 그 상황에 처해지자 새로 이사할 집을 알아보려고 하고 마침 딱 적당한 집이 있었으나 그 집은 흉흉한 소문으로 쉬쉬하던 집이었고 아내와 달리 본능적으로 느낀 그가 글을 쓰기 위해 그 집으로 향하고......
(타인의 삶)
단편의 제목은 들어본 기억이 나는 데 혹시 동명의 영화제목과 혼동한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아무튼 양복점을 운영하며 양복을 지으셨던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던 중에 어릴 적 기억 속에 남아있던 그 사람의 흔적을 장례식장 곳곳에서 수시로 발견하며......
(튜브)
주영광씨는 홀로 여행 중이었는 데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분실물을 찾아가라는 안내방송에 찾아가봤더니 ‘성인 남자는 머리만 겨우 들어갈 사이즈의 물놀이용 튜브(135쪽)‘를 꺼내주자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아들 이서의 이름이 언급되자 점점 뒤죽박죽 되어가고, 특히 선장이 ‘러닝셔츠 바람으로 달아나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고(154쪽)‘ 아내에게 말하는 부분은 저도 불현듯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으니......
(하늘의 융단)
농업고등학교에서 임업을 담당하다 영어과목으로 바꿔야했고 정년이 불과 얼마 남지 않았던 곽춘근씨에게 추잡스럽기 짝이 없는 추문이 돌게 되고 교사 생활을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당할 위기에 처해지는 상황 속에서 떠오른 제화공......
(가브리엘의 속삭임)
성경 학교 마지막 밤 게임을 하던 도중 다인이 미리의 귀를 깨물었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두고 다인과 미리를 제외한 나머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이어지는 데 들으면 들을 수록 점점 더 알 수 없어지는 진실......
(윗집 남자)
아내를 대신하여 아이를 돌보던 수영씨의 현관문에 붙어있던 포스트잇 속 문구들로 인해 마음 속에 파문이 일어나며 잠든 아이를 뒤로 하고 집을 나서 산책을 하다 만나게 되는 한 여인으로 인해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의도찮게 여인을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고......
(이것은 내가 쓴 소설이 아니다)
나의 이름으로 내가 쓰고자 했던 소설을 똑같이 써서 발표한 누군가로 인해 처음에는 동명이인이겠지 싶었지만 지나치다 싶어 법적대응을 하기 위해 변호사친구를 찾아가고 SNS에 글을 올리게 되는 지경에 이르는 소설가......
(해설 : 이것은 당신이 쓴 소설이다 - 허희)
‘작품기계‘라는 별명처럼 꾸준하게 작품을 발표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이 벌써 18권에 달하는 중견 또는 중년의 작가님이 불리고자 하는 별명은 ‘암굴왕‘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이렇듯 표제작 (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를 포함하여 9편의 단편과 허희 문학평론가님의 해설이 실려있는 데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해설이 있고 없음을 떠나서 꾸준하게 발표하시는 김경욱작가님의 작품들을 띄엄띄엄 읽어 보아서 그런지 아직도 잘 가늠이 되지는 않지만 역시 읽어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김경욱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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