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다이브 소설Q
이현석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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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Q 시리즈의 14번째로는 작년 첫 소설집「다른 세계에서도」로 인상깊게 남았던 이현석작가님의 「덕다이브」입니다.
제목인 덕다이브가 무엇일까했는 데 ‘바늘을 꿰는 것처럼 수면 아래로 파고들어가 타지 못할 파도를 피하는 기술(18쪽)‘을 뜻하는 거였어요.
지금도 코로나19가 끝나지 않고 연이어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가는 이 순간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될 무렵의 모두가 가보고 싶은 휴양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의 발리에 있는 한인 서핑캠프에서 서핑을 가르치며 살아가는 제 나이 또래의 태경이 주요인물로 서핑을 배우기 전에는 의류매장과 종합병원에서 일을 하며 사회생활을 배워가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도 지금 편의점에서 혼자 일하기 전에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한 호텔에서 한달 반 정도 실습생으로 장유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3개월 정도 일을 하며 서투른 사회생활에 적응하려고 제 나름대로 무진장 노력을 했으나 끝내는 다영처럼 살아남지 못하고 튕겨져나가버린 뼈아픈 기억이 생각났었거든요.
처음하는 일이라 당연히 서툴고 힘이 드는 것인데 그 것을 재빨리 다음단계로 도약하지 못해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무시당하고 비교당하며 하루하루를 그저 견뎌내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던 제 모습이 떠올라 읽으면서 마음이 울적해지는 것 같았어요.
물론 병원에서 올라프의 노골적인 비난과 태경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암묵적인 묵인을 감수하며 눈 흰자위에 실핏줄이 터져가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던 다영이 결국 발작을 일으켜 실신하고 그 후로 사직서와 정신과 진단서를 내밀고 지옥같은 곳에서 겨우 벗어나 누구나 부러워하는 인기 인플루언서로 다시 정상궤도를 밟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감내해야 했던 고통에 비하면 저는 아무 것도 아닐지 몰라도 부당한 대우와 저에겐 벅찬 노동의 고통으로 노동청에 글을 올리려고 몇번이나 노동청 홈페이지를 들낙거렸던 불안한 마음과 실습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담당 부서장님에게 진단서를 내밀었던 제 모습이 떠올라 글을 이렇게 두서없이 쓰게 되었는 데요.
읽고 나니 소설 속에서는 코로나19가 태경과 지호, 주성이 일하는 서핑캠프까지 마수를 뻗어대며 그들의 일상이 무너지지만 언젠가 코로나19가 끝나 자유롭게 어디로든 돌아다닐 수 있다면 아직도 활화산이 있는 모두가 가보고 싶어하는 그 곳에 가서 저의 둔한 운동신경이지만 옆구리에 영광의 흉터가 있는 태경같은 선생님께 서핑을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었어요.
이현석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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