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왔나
이청해 지음 / 민음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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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매월 하고 있는「오늘의 한국문학」리뷰 이벤트에 해당되는 출판사는 총 4곳입니다.
문학동네(복복서가의 책도 있지만 같은 계열사죠.), 문학과지성사, 민음사, 창비(창비교육과 미디어창비 또한 같은 창비의 계열사입니다.) 이렇게 4곳의 출판사에서 계절마다 계간지를 냈었는 데 문학동네, 문학과사회(문학과지성사), 지금은 없어진 세계의 문학(민음사), 창작과 비평(창비) 이렇게 4군데에서 등단하신 작가님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고 오늘에서야 완독한 「어디까지 왔나」의 이청해작가님 또한 ‘세계의 문학‘에서 등단하셨죠.
「장미회 제명 사건」이 2011년에 출간되었으니 10년만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셨지만 신작 소설집인 「어디까지 왔나」에 실린 (소설가들)이라는 단편을 읽고 이러한 사실을 떠올려봤습니다.
물론 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신춘문예나 각종 문학상, 장편소설상, 그외에 현대문학, 자음과모음, 문예중앙에서 등단하신 작가님들도 많으시죠.
그런데 저도 처음 들어보는 「소파맥」이라는 곳에 등단하여 자신이 돈을 주면서 글을 발표하는 소설가가 원고료나 인세, 문학상 상금, 지원금 등을 받으며 글을 쓰는 소설가가 등단한 4대 문예지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하는 모습(소설가들)이 기억에 남네요.
같이 산에 올랐지만 순간의 실수로 목숨을 위태롭게 하였다고 무사하게 돌아올 수 있게 만든 후배를 외면하여 배신자로 낙인찍히게 만든 잘나가는 선배(검은 나비), 원치 않은 일로 인해 결국엔 태어난 과거도 한몫했지만 외간 남자와 집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시댁에서 쫓겨나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며 20여년간 두 아들을 보지 못한 김미정씨(너의 발걸음 소리), 고아라는 과거를 가슴 속 깊이 지니며 험난하게 살아왔을 그녀와 그녀의 유일한 벗인 미연의 이야기(남편의 시)도 인상적이었지만 편견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서울에서 무작정 떠난 여수에 머물면서 그 곳 사람들의 대가없는 친절과 호의에 점차 스르르 녹아드는 (여수 이야기), 경쟁에서 밀려나며 의욕도 없어졌던 여자가 이사온 아파트의 입주민들로 인해 밥을 챙겨먹고 살아갈 의욕도 불태우며 입주민들과 설전을 벌여 웃으면서 읽었던 (생쥐와 낙타), 소설집의 제목이 여기서 나왔고 역시 사회, 회사생활에서 밀려났으며 현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온 훈과 온갖 시련을 겪으며 여기까지 온 금화의 이야기(친절한 금화 씨)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술은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었다. 가만히 엎드려 있다가는 흔적도 없이 도태되고 마는 세상‘(친절한 금화 씨, 256~7쪽)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한참 후에야 깨달은 것처럼 제 자신이 세상과 사회로부터 뒤쳐지고 밀려나지 않았는 가하는 자조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그런데 이 소설집에서도 ‘훈의 눈에는 비슷비슷해 보였지만 이 집은 굴뚝이 있고 저 접은 지붕이 더 경사졌고......(280쪽)‘라는 문장에 저 접 대신에 저 집이 맞는 것 같고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는 대신 반복하고 갈등하는 법을 조금 더 일찍 터득했던 어땠을까.(366쪽)‘의 해설에서는 터득했던이 터득했으면으로 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청해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이 소설집이 마지막이 아니라 계속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으며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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