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
임솔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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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사람과 눈사람」이후 2년만에 두번째 소설집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로 돌아오신 임솔아작가님의 작품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만 두는 사람들)의 ‘은돌해변‘과 ‘사비나가든‘에 있을 샹소네트와 코튼캔디와 아사히주루 같은 동백나무 군락지, 팔리다와 헬레나같은 풍년화 군락지, 로툰다, 디오르, 루브리카울리스 아우레아 같은 호랑가시나무 군락지들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녹색창에다 검색해보았지만 허구이므로 나오지 않는 것이 당연했고, (초파리 돌보기)에서 초파리를 정성스레 돌보던 이원영씨가 딸 지유에게 보여주고픈 하트모양의 눈을 가진 초파리를 저도 한 번 보고 싶었고
저또한 이원영씨가 다 나아서 오래오래 행복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중요한 요소)의 원하는 집을 만드는 데는 3일이면 되지만, 그 집을 다시 원상복귀시키는 데는 무려 1달이 걸린다는 것을 읽으면서 엉망진창이 되는 것은 한 순간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았고 (희고 둥근 부분)의 진영이 의사로부터 진단받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는 병명이 저에게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으며 (내가 아는 가장 밝은 세계)의 인물처럼 도심이 아닐지라도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일하게 회색으로 물들어진 (마피아는 고개를 들어 서로를 확인해주세요)의 ‘마피아 게임‘을 학교에서 같은 반 아이들과 했을 때 고개를 들어 서로를 확인하지 않고 마피아를 지목했었던 기억이 났었고, 표제작인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의 아란과 문경처럼 ‘아무것도 아니‘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으면 싶은 데 표정에서 부터 티가 나는 사람인지라 잘 안되며 (손을 내밀었다)에서 나이가 많을 수록 자기자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심리검사나 상담을 강요당하는 인물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우울해졌어요.
마지막에 실린 (단영)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와 이어지는 듯하였고 실제로 있을지도 모를 ‘하은사‘에 조금은 관심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첫 소설집처럼 이번의 소설집 또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 데 어디서부터 말 해야 할지 2년이 지났음에도 잘 모르겠지만 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만 고백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게 느껴져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임솔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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