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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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 달에 두 번정도 가는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고는 있는 데 그동안 솔직히 말씀드리면 읽지 않고 그대로 반납한 책들이 꽤 많더군요.
사실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김초엽작가님의 신작이 두 권이나 연달아 출간되었고 그중 「행성어 서점」은 먼저 읽었으며「방금 떠나 온 세계」도 읽어야 하기 전에 첫 소설집과 첫 장편소설은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어서 이번에 빌린 5권의 책 중 한 권이자 첫 소설집이었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 책이 처음 출간했던 2019년 6월에 북펀드로 진행되었다는 소식만 접하고 따로 참여하지는 않아서 크게 기대하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저 신간이었기에 구매한 것이 컸죠. 그래서 그때에는 읽으려는 마음도 솔직히 없었는 데 베스트셀러가 되고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셨으며 2019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리커버도 여러 번 나오기도 했었죠.
저는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네요.
처음에 실린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부터 뭐랄까 이 아름답고 안전한 마을을 떠나 지구에서 순례를 하다 돌아오지 않는 순례자들, 그리고 순례를 하기도 전에 먼저 지구로 가버린 데이지가 기억에 남았고 (스펙트럼)에서 육신은 죽어버리지만 또 다른 육신으로 영혼이 계속 이어지며 조금씩 달라지는 루이와 류드밀라가 꾸준하게 행성을 그리던 (공생 가설),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우주정거장에 하염없이 슬렌포니아로 가는 우주선을 기다리는 안나가 자신이 나아갈 곳을 향해 거침없이 발걸음을 옳기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돌멩이 불과한 물질로 인해 우리의 기분이 뒤바뀌는 (감정의 물성), 죽은 이들의 마인드가 보관되어 있는 도서관에서 엄마의 인덱스가 실종되버리는 (관내분실), 결정적인 순간 홀로 깊은 바다로 뛰어내린 이모의 선택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까지 총 7편의 단편이 마치 일곱빛깔의 무지개처럼 빛나는 이 소설집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김초엽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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