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4분 33초 - 제6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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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 자체에 정확히는 허구인 것이 분명한 이야기들을 읽어가는 것에 대해 염증과 실증이 나서 책 읽기를 겉핧기 식으로 읽거나 아예 읽지 않았는 데 제가 자주가는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작은도서관에서 이번에 이달의 작가로 권여선작가님을 선정하셔서 이전에 읽어본 적이 있는 「비자나무 숲」과 사실 한 번 빌렸으나 읽지 않고 반납했던 제 6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이자 이서수작가님의 첫 책이기도 한 「당신의 4분 33초」를 함께 빌려 읽었는 데 「4분 33초」가 존 케이지가 기획하여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피아니스트가 4분 33초동안 피아노 덮개를 여닫고 자리에 착석하였으나 피아노 연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잊었지만 다시 기억이 났으며 존 케이지와 1982~3년생으로 추정되는 한국의 이기동이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묶여있어서 사실 구분이 조금 어려웠지만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대학 3수까지 할 정도로 대학에 가는 것과 공부머리는 없었던 이기동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고 별다른 직업이 없이 우연찮게 신춘문예에 등단되어 소설가의 길을 걷다가 대학 5수에 오랜 기간 끝에 공무원에 합격한 최장기수였던 김수미와 결혼하였고 자서전 대필을 잠시하다가 소설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고 엄마의 일을 돕고 있는 마흔을 넘어가는 이기동의 모습을 보며 나이차가 열 살정도 나지만 안정적인 직업없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때는 소설이나 극본을 쓰곤 했지만 등단은 커녕 제대로 된 소설하나 완성하지도 못했던 지금은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제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더군요.
저는 신춘문예나 어떠한 문학상에 수상된 것을 계기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의 소설들을 어릴 때부터 읽어왔고 최소한의 정보만을 알게 되어서 책을 사고 읽고 관심이 생겨 다음 작품을 기대하거나 그냥저냥이어도 딱히 기다리지는 않지만 국내소설 신간이 나오면 정보 확인하고 구매, 읽거나 읽지 않거나 이런 루트를 반복하다 보니 읽기에 염증을 느껴 멀리하나 떨쳐내지는 못하는 이런 상태가 최근에도 일어났는 데 모처럼 온전하게 읽게 된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소설이 제 인생을 직접 바꿔주지는 않겠지만 많은 도움이 되기에 앞으로도 또 똑같은 루트를 반복하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끊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서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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