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숨
조해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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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작가님의 네번째 소설집인 「환한 숨」이 출간되어 읽었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데 2014년에 발표하신 자전소설 (문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실린 (환한 나무 꼭대기)부터 죽은 친구의 집을 친구의 아들이 연락 올 때까지 돌보고 있고 (흩어지는 구름)에서는 오랫동안 만남을 유지해오던 사람과 끝을 맺었고, (하나의 숨)에서는 현장실습을 하던 하나가 크게 다쳐 의식불명의 상태로 얼마 뒤면 계약이 끝나는 기간제담임인 그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전무하며, (경계선 사이로)의 그녀들 또한 각각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 (파종하는 밤)의 수은중독으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던 어린 노동자들, (눈 속의 사람)의 죽을 위기를 여러번 겪으며 살아남게 되어버린 최길남님, (높고 느린 용서)에서 가족들과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고 홀로 증발을 선택한 교수, (숨결보다 뜨거운)에서 상상의 아들을 키우던 구립도서관 사서, 마지막에서 실린 (문래)에서 시간이 흐르고 발전되어 가면서 사라져갔던 ‘문래‘의 풍경들을 실린 순서대로 차분하게 읽으면서 나에게도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증발‘ 되어버린 풍경들과 잊혀져가는 사람들, 서서히 ‘증발‘되고 있는 제 인생을 영사기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환한 숨」이라는 제목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데 9편의 단편에서 내뿜고 있는 숨들은 탁하였지만 그 숨들이 모여서 정화되어 환한 - 숨으로 되지 않을까하는 단순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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