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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콜링 -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ㅣ 민음의 시 253
이소호 지음 / 민음사 / 2018년 12월
평점 :
이어서 찬찬히 살펴본 2018년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인 이소호시인의 「캣콜링」.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여야 할지 솔직히 망설여집니다. 한때 문단에서 벌어지는 어두운 일들이 수면 위로 하나 둘 씩 두둥실 한참 떠올랐던 시기에 출간되기도 하였지만 시들을 그냥 훑어보기에는 다소 무거웠기 때문이도 했습니다.
e-book의 미리보기에서도 흐릿하게 글자가 겹쳐보이던 (우리는 낯선 사람의 눈빛이 무서워 서로가 서로를), 온통 만지는 것의 의미의 글자들로 가득한 (전의를 위한 변주), 집모양을 연상시키는 것이 분명한 가곡「 즐거운 나의 집」을 변주한 (좁고 보다 비좁고 다소 간략하게), 오직 네로만 이루어진 바로 옆에 있는 (지극한 효심의 노래)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 시들이 인상깊었는 데 제가 이번에 손으로 쓴 시는 (사과문)이라는 시입니다.
저도 학생이었을 때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씩 ‘반성문‘형식으로 쓰곤 했으며 신문기사 특히 연예란에 이따금씩 보이던 ‘사과문들‘의 내용과 일부단어만 다를 뿐 맥락은 거의 비슷했는 데 ‘시 쓰는 이소호입니다.‘, ‘저를 사랑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더 좋은 문학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사실 이 시를 눈으로만 봤을 때는 ‘시 쓰는 이소호입니다.‘에만 초점이 갔었는 데 한 글자씩 써보니 흔히 볼 수 있는 사과문형식이더군요. 여기서 단어 몇개만 바꿔서 쓰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사과문, 논란이 있는 기업이나 사람들의 흔하고 번지르르한 사과문이 되기도 하는 것을 인터넷등 주변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해당하는 사람의 진심이나 진의를 다 알 수가 없고 이런 유형의 글들을 하도 많이 접하므로 대중들은 건성으로 받아 들이기도 하지요.
사실 (사과문) 시외에는 다른 시들은 손으로 옮겨서 적기에는 조금 어렵기도 하고 다소 무거운 시들이 많아서 옮겨적는 것을 포기해야 할까하다가 눈에 들어온 시가 (사과문)이어서 이 시를 손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이소호시인님, 좋은 시를 접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