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영 ZERO 零 소설, 향
김사과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 성연우가 헤어지자고 했다.‘(11쪽)으로 시작하는 김사과작가님의 소설 「0 영 ZERO 零」을 읽으면서 제가 과연 어떤 소설을 읽었는지 짐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고대하던 아버지의 죽음이 눈 앞에 다가오자 어머니의 몫까지 가로채며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감금시킨, 어렸을 적에는 피터 슐츠인 김명훈이를 나이를 먹은 뒤로는 키치하기 짝이없는 제자 박세영과 4년째 만남을 지속해온 남자친구4인 성연우를 집어삼키던 희대의 악마같은 존재인 알리스 청이라는 미친 것이 분명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는 데 순간 들었던 생각은 싸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인 것이 분명한 알리스 청이 악마가 아니라 이 이야기를 생각해내고 글을 쓰고 마침내 종이책으로 만나게 해주신 김사과작가님이 악마가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을 읽은 것이 장편소설「테러의 시」하고 「N.E.W.뉴」소설집인 「더 나쁜 쪽으로」가 전부인데 「테러의 시」는 읽은 지가 좀 되서 뭐라 말하기도 그렇지만 「더 나쁜 쪽으로」를 읽었을 때의 느낌도 들면서...... 「N.E.W.뉴」는 작가님의 색이 좀 덜 드러나는 것 같으면서도 매우 현실적이어서 「0 영 ZERO 零」을 읽을 때 조금 당혹스러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무튼 정신병원에서 평생을 지내실 것이 분명한 어머니가 ‘해괴한 짐승‘(146쪽)이자 아주 작게 ‘악마‘라고 뜻은 분명하지만 불분명하게 저주를 내리는 모습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김사과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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