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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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동안 무명생활을 하던 배우나 가수같은 연예인들이 우연한 계기나 어떤 작품으로 인해 인기대열에 오르게 되고 ‘믿고 보는‘ 혹은 ‘믿고 듣는‘ 대상이 되곤 합니다.
여기에 작가님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첫 책부터 베스트셀러가 되어 스타작가의 반열에 오르신 작가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님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다 읽은 책의 작가님 또한 첫번째 소설집이었던「센티멘털도 하루이틀」이 출간당시에는 인상깊었지만 그 것이 증쇄로 이어지지는 않았는 데요. 이 작가님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너무 한낮의 연애)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시고 두번째 소설집인 「너무 한낮의 연애」를 출간하시면서부터 보름만에 2쇄를 약 2달 만에 5쇄를 찍게 되는 이른바 스타작가의 반열에 조금씩 오르게 되었고 첫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나의 사랑, 매기」로 꾸준하게 사랑을 받으며 작품을 쓰신 작가님이 누구인지 굳이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바로 김금희작가님이 어느덧 세번째 소설집인 「오직 한 사람의 차지」를 출간하시고 예약구매로 일찌감치 구매했던 제가 1달 반정도의 침묵을 깨고 9월의 첫 책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서두가 길었지만 이 소설집에는 익히 들어봤던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체스의 모든 것)과 네이버에서 출간 전에 연재를 했던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 재작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었지만 선뜻 떠오르지 않았던 (문상), 그리고 (모리와 무라)와 (새 보러 간다) , (누구 친구의 류), (쇼퍼 ,미스터리, 픽션), (레이디), 표제작인 (오직 한 사람의 차지)까지 9편의 단편들이 제 마음과 감정과 생각 속을 깊게 맴돌았습니다.
체스라는 것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던 저에게 (체스의 모든 것)이 불현듯 ‘체스‘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과 ‘체스‘를 두며 옥신각신하는 국화와 선배의 모습을 지긋이 마주하며 그 속에 저 또한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었고, 쿠바에 가면 흔하디 흔하지만 생기가 넘치던 여의도의 택배원 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하카타의 온천을 어슬렁거리는 ‘모리‘와 ‘무라‘ 또한 여전히 어슬렁거리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이디)를 읽으면서는 일면식도 없는 타인과 펜팔을 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마지막에 실린 (쇼퍼, 미스터리, 픽션)에서는 제가 어렸을 때 늘 혼자여서 이삿짐센터일을 어쩌면 지금도 하실 아버지의 동선을 생각하면서 오실 때까지 그 때가 초저녁이든 새벽 3시든 문을 잠그고 자면 들어오시지 못할까봐 문을 잠그지 않고 아버지를 보지 못하니까 잠도 자지 않고 기다리던 모습이 생각이나 한동안 멍해졌습니다.
비록 해설을 쓰신 백지연평론가님의 (생의 아이러니를 응시하는 심퍼사이저)의 ‘심퍼사이저‘나 두번째 소설집인 「너무 한낮의 연애」의 강지희평론가님이 쓰신 해설 (잔존의 파토스)의 ‘파토스‘가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출간될 장편소설이나 소설집의 해설까지 찬찬히 읽어보고 싶어요.
김금희작가님, 비록 친필로 쓰신 면지에 향은 시간이 지나 사라져 희미하게 남았지만 작가님의 작품 속의 있는 그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더 선명하게 제 마음 속에 남아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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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4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고구마 2019-09-13 03:37   좋아요 0 | URL
작가님이 제 리뷰를 읽으실 줄을 몰랐는 데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