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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5월
평점 :
김경욱작가님의 신작 소설집이자 여덟번째 소설집인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을 처음에는 「내 여자친구들의 아버지」라고 검색을 했었어요.
이 소설집에는 이상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천국의 문)과 아직도 정확한 제목이 헷갈리는 (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을 포함하여 9편의 단편이 있는 데 제가 김경욱작가님의 단편을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하긴 일곱번째 소설집인 「소년은 늙지 않는다」를 약 5년전에 읽고 나서 굳이 단편을 찾아서 읽지 않는 제 스타일도 한 몫을 했지만) 아니면 작품해설이 없어서 그런건지 읽기는 했는 데 잘 모르겠습니다.
면접에서 만났던 전 여자친구들과 각양각색인 그들의 아버지들을 회상하고(내 여자친구의 아버지들), 잠시만 일본인인척 하려고 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짓말들로 인해 점점 곤란해져가고(양들의 역사), 여자친구와 경마장에 가려고 탔던 지하철안에서 만난 조선족으로 보이는 아이때문에 경마장으로 가려던 계획이 틀어지고(경마학 개론), 아픈 과거의 기억을 지닌 노부부가 ‘특별한 손님‘을 위해 온갖 요리를 하며(고양이를 위한 만찬), 연상의 여자친구에게 경품으로 받은 노트북을 선물로 준 것이 화근이 되기도 하고(매우 그렇습니다), 공들여 쓴 글들이 허무하게 단 몇분만에 무의미해져 점점 분노가 치밀어오기도 하면서(수학과 불), 친구와 낚시하러 외딴 곳에 가면서 친구가 맡겨놓은 개와 동행하며(밤낚시), 실제이름은 바람 풍자 멀리 흐를 연을 쓰는 ‘조풍연‘이었지만 자꾸 ‘조풍년‘으로 불리는 남자의 억울한 사연(필경사 조풍년)도 있고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의문의 전화를 받고 달려가는 딸이 겪게 되는 당혹스러운 경험(천국의 문)을 2시간 반을 기다리면서 읽었기는 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암담했습니다.
앞서 읽었던 임성순작가님의 첫 소설집이었던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을 읽으면서 작품해설이 있게 되면 아무래도 책을 읽을 시간과 그 작품들의 해설을 쓰실 시간이 필요하여 책의 출간이 늦어지기 때문이고 또한 책을 읽은 독자들과 해설을 쓰시는 평론가들의 관점이나 감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작품해설을 싣지 않으셨다고 임성순작가님이 작가의 말에서 쓰셨던 것이 생각났는 데 이번 김경욱작가님의 여덟번째 소설집을 읽으면서 막막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언제인지는 모르며 해설이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지만 나올 것이 분명한 9번째 소설집을 저는 읽어야겠어요.
김경욱작가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