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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 일본군'위안부' 길원옥 증언집 ㅣ 일본군위안부 증언집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평점 :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를 읽고 또 다른 증언자이신 길원옥할머니의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또한 읽어보면서 왜 우리는 이런 시련을 겪었어야 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신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을 텐데......
아직 세상에 대해 잘 모르던 열 세살의 어린 나이로 낯선 땅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군인들을 강제로 받아야 했고 생리가 시작되어도 아버지가 위독해도 심지어는 위독한 아버지가 결국 돌아가셨음에도 고향으로 보내주지 않은 매정한 상황을 눈으로 읽으며 그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끌려간 누나를 보고 남동생이
˝누나, 빨리 갔다 와-.˝라고 외치던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렇게 아픈 상처를 가질 수 밖에 없어서 결혼도 아이도 꿈꿀 수도 없었던 길원옥할머니가 ‘나를 사랑해야 용서도 할 수 있으며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버티면서 살 수 있었다‘고 증언하신 것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김숨작가님의 말처럼 할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나빠지고 기억도 무너지고 계신다는 게 남아있는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 데 해결은 커녕 더디게 진행되는 이 문제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책의 리뷰를 쓸 수 밖에 없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저도 이렇게 답답한 데 할머니들은 얼마나 더 답답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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