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토니오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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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었던 책들 중 미지 레이먼드작가의 「나의 마지막 대륙」과 류커샹작가의 「혹등고래 모모의 모험」이 동시에 생각나게 했었던 정용준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프롬 토니오」를 편의점픽업으로 받자 마자 제일 먼저 꺼내서 읽어보았습니다.
스포일러로 가득하지만 「나의 마지막 대륙」에서 끝끝내 켈러가 뎁의 곁을 떠나는 모습이 「프롬 토니오」에서는 시몬을 두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앨런, 「혹등고래 모모의 모험」에서는 모모가 험난했던 모험의 여정을 끝내기 위해 바다를 벗어나 육지로 향해가는 모습이 「프롬 토니오」 초반의 흰수염고래 룸이 토니오를 유토에서 마데이라까지 힘겹게 죽을 힘을 다해 옮겨주고 죽은 룸의 입에서 토니오가 나오는 것을 읽으면서 생각이 나더군요.
저는 문학동네카페에서 오래 전에 연재를 했고 끝난지도 2년정도 되었으며 연재 당시에도 그 이후 출간되어 책을 받아보기 전까지 큰 관심은 없었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는 채로 읽어 보았는 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토니오의 행동, 부탁, 시몬과 데쓰로, 그리고 늘 오케이 오케이하던 마우루에게 들려주는 믿지 못할 이야기들을 처음에는 저도 응?하는 식으로 읽었으나 점점 시간이 흘러 토니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이해하게 되고 믿어버리게 되어 버렸어요.
심지어는,
˝우리들에게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뭘까? 죽는 순간의 통증? 더 살 수 없다는 아쉬움? 아니야.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혼자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지. 떠나는 자도 남겨진 자도 같은 이유로 두려워하네.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 죽음 저 너머로 떠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들을 가슴속에 데리고 간다네. 남겨진 자들은 반대로 죽은 자들을 떠나보내지 않고 기억 속에 담아 함께 살아가지. 그것이 기억이고 추억이야. 그것은 환상이나 환영 같은 것이 아니야. 영혼은 바로 그곳에 머문다네. 그리고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만날 수 있지. 아니, 반드시 만나게 되네. 죽은 자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누군가가 간절히 찾는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밖에 없어.˝(276쪽)라고 토니오가 도쿄대지진으로 인해 가족들을 잃은 아픈 기억을 가진 데쓰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대목을 읽으며 사는 것에 대해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죽겠지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갑자기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언젠가는 분명히 죽어야 하지만 그 때까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살아보고 싶은 강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용준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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