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책나루의 2018년은 험난하기만 합니다. 2018년도에 읽을 책들의 두께부터, 책 자체의 난이도나 무게감이 만만치 않아서이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2018 책나루 모임을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 '고난의 행군'의 시작점이 <지금 다시, 헌법>이라는 책입니다. 책 두께에 일단 겁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이름은 알고 있지만 내용은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헌법'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손이 안 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책 자체는 읽기 편하고 설명도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런 책의 영향 때문인지 책을 읽고나니 헌법을 다시 보게 되더군요. 의외로 세밀하고 세심하게 법규정을 적용하는 점도 놀라웠고, 여러 이상을 담고 있는 것도 인상깊었습니다. 모임에 가기전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책나루 모임에서 처음으로 '헌법'이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는 점이 특별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더 생각해보니 헌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 없이는 모임도, 헌법도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2조 ①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②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책나루 모임의 구성원이 되는 요건 같은 것은 없습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의도만 있으면 누구라도 구성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제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책나루 모임은 주로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서 합니다. 예전에는 서면에서 했었는데 이곳에 좋은 곳이 있어 본거지를 옮겼습니다.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책나루 모임이 지향하는 이상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며 그 시간을 즐기면 됩니다. 책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고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은 맞습니다. 일명 부수적 효과인 셈이죠.^^ <지금 다시, 헌법> 모임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국민과 인민의 차이 같은. 말은 계속됩니다. 국민보다 인민이 훨씬 좋은 말인데 북한이 먼저 써버리는 바람에 인민이라는 말 대신에 국민을 썼다라거나 국민이라는 말이 일제가 썼던 '황국신민'이라는 말을 줄여서 했다라거나 국민은 국가의 우월함이 더 드러나는 개념이고 인민은 개인의 주체성이 더 강조된다는 것 같은. 국민과 인민 이야기를 넘어서니 국민과 시민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시민이 말했던 것처럼, 국민은 태어나는 순간 되는 것이지만 시민은 시민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근로자와 노동자 개념에 대한 비교도 빼놓을 수 없죠. 노동자가 훨씬 더 현실에 잘 맞는 말인데 노동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근로자를 쓴다는 식의. 헌법 조문의 말한마디 말한마디가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또 헌법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는데 지난해의 일을 겪고 새삼 실감이 났던 것처럼, 읽고 또 읽어 헌법의 정신을 끊임없이 되살려야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어떤 지향점이 없이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이야기는 흐르고 흘러 우리들의 삶과 정신을 변화시키고 우리들에게 새롭게 살아갈 힘을 줍니다. 정해진 지향점은 없지만 어찌하다보니 삶의 힘을 생성시킨다는 의도하지 않은 모임의 의미가 생겼다고 할까.

제5조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②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
책나루 모임이 자유롭긴 하지만 지켜야할 것은 있습니다. 욕설,비방 같은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은 삼가야겠죠. 당연히 침략적 전쟁 같은 것은 없습니다.^^;; 정치적 중립성 같은 경우는 한 번 와보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 어떤지ㅎㅎㅎ

제6조 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②외국인은 국제법과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

책나루 모임에 외국인이 나온 적은 없는데요, 한 번 나오면 어떨지 궁금하기는 합니다. ㅎㅎㅎ

제7조 ①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②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당연히 이 모임에 공무원은 없습니다. 공적인 의무 때문에 고용된 사람이 없고, 사적인 의미로 나오는 사람들만 있습니다.

제8조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
책나루 내부에 정당 같은 것은 없습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오덕들 모인 오덕당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은 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고요, 잠시 인문고전 모임도 했는데 지금은 개점휴업중이고요, 일종의 번외 모임으로 고전읽기 모임이 실행될 예정입니다.

제9조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
이제 이 후기를 끝낼때가 되었네요. 휴우~~ 책을 따라서 한 번 적어봤는데 뭘 적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하여튼 헌법 총강은 다 적는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니 다행이네요. 헌법에 관심있으시면 나머지 부분은 찾아 읽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책나루 모임은 앞으로도 쭉 계속되나 관심있으시면 한 번 참여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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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5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짜라투스트라 2018-01-25 09:12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올해 블로그 이름을 '짜라의 독서 연구소'라고 지어놓고
그동안 개점휴업을 하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조금씩 기지개를 해서 연구소 활동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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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수필은 현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수필을 읽을 때마다 현실 같지 않은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슬픈 인간>에 나오는 하라 다미키의 글 같은 경우는 현실이지만, 원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럴 때 저는 허구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다른 예를 들어볼께요. 윤동주 시인 같은 감수성을 가진 이가 수필을 쓴다고 한다면,그가 저와 똑같은 현실을 바라본다고 해도 저는 그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가 느끼는 현실은 제가 경험하는 현실과 다른 자기만의 현실이겠죠.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비현실이나 허구로 느껴집니다. 저는 그래서 수필을 제 나름대로는 '허구적 현실'이라고 부릅니다.
그에 비해 소설은 허구입니다. 우리는 소설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상의 이야기인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감정이입하며 현실 같다고 느끼며 읽어나갑니다. 소설가들이 허구의 작품인 소설을 독자들이 감정이입하게 현실 같이 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수필은 반대로 여과없이 저자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쓰기 때문에 독자가 겪는 현실과의 차이가 드러날 수 있는 것이고요.) 저는 소설을 제 나름대로는 '현실적 허구'라고 부릅니다.
(생략)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제 나름의 생각들을 모임 때 발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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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인터넷을 들여다봅니다.
무수한 정보의 폭포 속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식당에 가서 보니 고칼로리의 음식들이 가득하네요.
SNS를 보니 사람들이 다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무언가 다 넘치는 것 같네요.
차라리 눈을 감아봅니다.
눈을 감고 나 자신을 느껴봅니다.
이 과잉의 시대에, 우리는 신경을 끄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나를 위해서, 저는 계속해서 신경을 끄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물론 책을 쓴 저자의 말에 따르는 것은 아니고,
예전부터 계속 제가 해온 행동에 따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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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8-01-0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공감되는 글입니다^^
이곳저곳 눈을 돌리면 다들 너무나 바쁘게 뭔가를 하고있죠. 피로하네요.~

짜라투스트라 2018-01-09 18:34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저도 신경 끄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네요 ㅎㅎ
 
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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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경 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문제는 그들이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거다.(10)
모든 걸 가지려는 사람, 즉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채우려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잃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어떤 부족함도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 인생을 '지옥의 무한궤도'에 빠지게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다.(11)
단언컨대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12)
나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법을 알려줄 생각이 없다. 대신 포기하고 내려놓는 법에 대해 말할 것이다. 인생의 목록을 만든 다음, 가장 중요한 항목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리는 방법을 인내할 것이다. 눈을 감고 뒤로 넘어져도 괜찮다는 것을 믿게 해줄 것이다. 신경을 덜 쓰는 기술을 전할 것이다. 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13)
세상은 우리에게 입을 모아 외친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선, 더 나은 직업과 더 튼튼한 차와 더 멋진 애인 그리고 더 넓은 집을 가져야 한다고. 더 사고, 더 소유하고, 더 만들고, 더 섹스하고, 더 오래 살라고. 이런 메시지에 끊임없이 폭격당한 결과, 우리는 시종일관 모든 것에 신경을 쓰게 된다.(21)
우리에겐 신경 끄기가 필수다. 신경 끄기야말로 세상을 구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세상이 엉망진창이라는 것'과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세상은 여태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24)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하려는 욕망 자체가 부정적인 경험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부정적인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긍정적인 경험이다.(26)
고통은, 삶이라는 천에 얽히고설켜 있는 실오라기다. 삶에서 고통을 떼어낸다는 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파괴적인 일이기도 하다. 그 한 가닥을 떼어내려고 하면, 천 전체가 풀려버리고 만다. 고통을 피하려고 하면, 고통에 지나치게 신경이 쓸리는 법이다. 반면에 고통에 신경을 끌 수 있다면, 어떤 것도 당신 앞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28)
'무엇을 위해 투쟁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당신이라는 존재를 규정한다.(42)
한 문제를 해결하면 곧 다른 문제가 잇따르지.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 그런 건 없어. 그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꾸도록 해.(47)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의 기분을 해치기 마련이다. 얻음은 곧 잃음이기도 하다. 긍정적 경험은 부정적 경험을 규정할 것이다.(56)
문제가 생기는 건 필연적이겠지만, 문제의 의미는 필연적이지 않다. 문제의 의미는 우리가 어떤 사고방식과 평가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93)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정신 건강의 필수 요소다.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건 문제를 풀지 않고 영원히 남겨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문제를 부정하면, 문제를 풀어 행복을 얻을 기회를 잃게 된다. 문제는 삶에 의미와 가치를 더한다. 따라서 문제를 피하다 보면, 우리는 (즐거울지는 모르겠으나) 무의미한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106)
우리 모두가 성공과 행복을 책임지려 한다. 젠장, 성공과 행복이 누구 책임이냐를 두고 다투기까지 한다. 하지만 문제를 책임지는 자세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런 자세로 살아갈 때, 진정한 배움을 얻고 현실적인 발전을 이루기 때문이다.(126)
성장은 끝없는 반복 과정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 '틀린' 것에서 '옳은' 것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틀린 것에서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또 다른 것을 알게 되면 약간 덜 틀린 것에서 그보다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140)
결정적인 '정답'을 구
할 게 아니라, 오늘 틀린 점을 조금 깎아내 내일은 조금 덜 틀리고자 해야 한다.(141)
확실성을 추구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의 느낌과 믿음을 의심해야 한다. 확신을 추구하는 자세를 버린 뒤, 스스로 미래를 일구지 않는다면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질문해야 한다. 항상 내가 옳기만을 바랄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틀렸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항상 틀리기 때문이다.
틀리면 변화할 수 있다. 틀리면 성장할 수 있다.(143)
그래서 결론은? 우리 믿음의 대부분이 틀렸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믿음이 틀렸다. 어떤 믿음은 다른 믿음보다 덜 틀릴 따름이다. 인간의 마음은 오류로 가득한 난장판이다.(147)
불확실성과 무지를 받아들일수록, 자기가 뭘 모른다는 사실을 더욱 개의치 않게 된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면 타인을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158)
인생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그걸 더 나은 것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그에 앞서 반드시 현재의 가치관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혈을 기울여 현재의 가치관을 분석하고, 그 안에 있는 오류와 편견을 들춰내고, 그것이 어째서 세상과 조화되지 않는지 밝혀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무지를 똑바로 바라보고 그걸 인정해야 한다. 왜냐면 우리의 무지가 우리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159)
진짜로 성공하려면,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겠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174)
성공의 기준은 그저 행동하는 것이며, 자극은 전제조건이 아니라 보상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실패하고, 실패는 또다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186)
무엇을 거부하느냐가 우리를 규정한다.(197)
오늘날 우리의 문화는 주목받는 것과 성공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취급한다. 하지만 둘은 다르다.
당신은 이미 대단하다. 당신이 알건 모르건, 다른 사람이 알건 모르건 가에.(229)

삶을 살아가며 나름의 가치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이 단순한 사실이 이미 당신을 아름답고 성공적이며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심지어 당신이 깨닫지 못했을지라도.(230)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위에 적혀 있는 걸 보니 다른 책 리뷰보다 인상적인 책 구절이 많네요.^^;; 제가 그만큼  인상적으로 느낀 구절이 많다는 얘기겠죠. 실로 오랜만에 읽은 자기계발서류의 책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인상적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책을 읽으며 느낀 생각들을 한 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첫번째로 <신경 끄기의 기술>은 분명히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다른 '부작위'의 느낌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는 '할 수 있다'를 강조하며 우리에게 성공을 강요하는 '당위'이자 '작위'의 느낌이 있습니다. 이 책도 무언가 해야한다는 당위를 이야기하는 건 맞는데, 그 내용이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다릅니다. 이 책은 우리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하며, 모든 걸 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걸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모든 욕구를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욕구를 만족시키려다보면, 인생이 엉망이 되거나 심각한 정신적 불만족에 시달리게 되기 때문에 일단 '모든 걸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나 자기의 삶에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게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고 말하면서. 저는 이 말에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할 수 있다'는 당위와 작위가 넘쳐납니다. 당위와 작위가 넘치다보니 읽다보면 안하면 안 될 것 같은 이상한 강박관념을 느낍니다. 그래서 해보려 했다가 실제로 안되면 좌절하고 다시 자기계발서를 읽고 무언가 도전했다 다시 실패하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책 읽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책읽고 도전하고 실패하는 일의 반복. 제가 자기계발서를 안 읽게 된 것이 이런 일들이 소모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인데, <신경 끄기의 기술>의 저자인 마크 맨슨은 저의 경험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이(^^;;) 무언가를 무조건 하기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할 수 있는 일이나 자기 삶에 집중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저자의 말을 듣고 이 책이 '작위'가 아니라 '부작위'를 강조하는 자기계발서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말로 포지티브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네거티브한 자기계발서. '할 수 있어'를 외치며 무조건 하라고만 하는 강요적인 포지티브가 아니라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의미를 강조하는 네거티브. 저는 강요적인 포지티브보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의미의 네거티브가 좋습니다.

두번째로 인상적인 부분은 이 책이 자기계발서 중에서 현실적이라는 점입니다. '현실적이라고?'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한 번 대답해볼께요. 보통의 자기계발서는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할 수 있음'의 결과로 성공의 과실을 아주 멋지게 보여줍니다. 그런데 성공에는 노력이 따르고요, 그 노력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고통과 아픔이 동반됩니다. 기타리스트가 성공한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손가락에서 피가 나고 피가 나다 못해 피딱지가 굳어 굳은 살이 되어 다시 그 굳은 살에서마저 피가 나는 노력이 따라옵니다. 기업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공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인고의 시간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자기계발서는 그 모든 것을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성공만 크게 부각시키죠. 더구나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게 현실인데, 그 부분은 아예 빼버리는 경우가 많죠. <신경 끄기의 기술>은 성공을 위해서는 고통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세상에는 고통이 즐비하고, 또 부정적인 문제도 많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현실에 고통과 부정적인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를 강조합니다. 사실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적인 것들을 빼버리고 긍정적인 것만 강조하는 무한긍정은 문제가 있는 겁니다. 더 건강한 심리적 자세를 가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바라보고 둘 다를 인정하면서 균형 잡힌 심리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현실을 바라보는 인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이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잖아요? 부정적인 요소들도 많은데 그 모든 것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현실을 바라보는 제대로 된 태도라고 할 수 있겠죠. 삶을 위해서는 무한긍정이나 지나치게 염세적인 태도가 아니라, 부정과 긍정을 동시에 바라보고 그것의 균형을 잡고, 고통이나 부정적인 문제가 닥치면 그것을 어떻게 대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그에 따라서 대응해야 하는 겁니다. 저는 <신경 끄기의 기술>이 그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이라고 말한 겁니다.

세번째로 이 책은 지금의 저의 삶을 표현할 수 있는 '부정적 긍정주의'와 공명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정적 긍정주의'가 뭐냐고 물을 수 있는데, 그에 대해 대답해보겠습니다. <신경 끄기의 기술>은 우리가 커다란 성공이나 특별한 인간이 되는 것에만 집착한다면 인생을 망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에 맞는 기대감과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건 정말로 맞는 말입니다.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감도 크고, 실망감이 지속된다면 자기 삶이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저 나름으로는 책에서 나오는 형태의 인식을 '부정적 긍정주의'라고 합니다. 너무 높은 기대를 가지지 않고, 부정적인 부분도 인식해서 생각하고 움직여서 현실의 사소한 일들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안 좋은 일에도 크게 실망하지 않음으로서 삶을 긍정적으로 사는 태도를 '부정적 긍정주의'라고 보는 겁니다. 저는 우울증의 기간을 거쳐서 오랜 시간을 거쳐서 이 '부정적 긍정주의'의 태도를 획득했고, 그걸로 지금까지 우울증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한 제가 이 책에서 저의 삶의 태도와 비슷한 이야기를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반가움만큼이나 책이 좋아졌습니다. 절대적인 확신은 없지만, 저는 사람들이 '부정적 긍정주의'의 태도를 가진다면, 기대감이 큰 삶보다는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책이 과잉 시대에 맞는 생존방식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잉 시대라고?'라는 질문이 귓가에 들리네요. 저는 지금의 이 시대를 과잉의 시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SNS로 정보가 넘쳐나는 정보의 과잉,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인 영양소의 과잉, SNS나 인터넷 때문에 사람들과의 연결이 과잉이 되는 과잉의 시대. 이 과잉의 시대에 과잉된 삶을 산다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정보의 과잉은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게 만들어 트럼프 같은 선동가들이 설치게 만들고, 영양소의 과잉은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같은 과잉으로 인한 질병을 양산하고, 연결의 과잉은 심리적으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럴 때는 과잉이 아닌 과소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정보도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파고들어 받아들일만한 것은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을 안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지고, 음식도 많이 먹는 것보다는 필요한 만큼 먹고 운동을 하는 태도가 필요하고, 연결 과잉의 문제도 필요한 만큼의 연결을 가지려하면 불안이 줄어들 것으로 여겨집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신경 끄기의 기술'이죠. 과잉의 시대에 필요한 정말 필요한 생존방식. <신경 끄기의 기술>은 이 시대에 맞는 생존 기술을 제기하는 이 시대에 필요한 자기계발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얘기하고 보면, 이 책이 문제점이 없는 책 같아 보이죠? 그러나 문제가 없는 책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람에 따라서 불만스럽거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겠죠. 제 개인적으로도 부분부분까지 다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이 책이 제 생각이나 제 경험과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에서 말한 '신경 끄기의 기술'을 제 나름대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말들을 해주니 어찌 좋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경을 끄고 사는 인간으로서 신경 끄기의 기술을 시전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을 '자기계발서'라고 읽고 있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보니 '자기계발서가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계발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를 앞으로를 궁금해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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