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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현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수필을 읽을 때마다 현실 같지 않은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 <슬픈 인간>에 나오는 하라 다미키의 글 같은 경우는 현실이지만, 원폭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럴 때 저는 허구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다른 예를 들어볼께요. 윤동주 시인 같은 감수성을 가진 이가 수필을 쓴다고 한다면,그가 저와 똑같은 현실을 바라본다고 해도 저는 그와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가 느끼는 현실은 제가 경험하는 현실과 다른 자기만의 현실이겠죠.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비현실이나 허구로 느껴집니다. 저는 그래서 수필을 제 나름대로는 '허구적 현실'이라고 부릅니다.
그에 비해 소설은 허구입니다. 우리는 소설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상의 이야기인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감정이입하며 현실 같다고 느끼며 읽어나갑니다. 소설가들이 허구의 작품인 소설을 독자들이 감정이입하게 현실 같이 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수필은 반대로 여과없이 저자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쓰기 때문에 독자가 겪는 현실과의 차이가 드러날 수 있는 것이고요.) 저는 소설을 제 나름대로는 '현실적 허구'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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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제 나름의 생각들을 모임 때 발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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