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는 공산당이라는 이유로, 북쪽에서는 김일성이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숙청당해 남북 모두에게 잊혀진 이름이 된 조선공산당. 조선공산당의 창당 배경과 창당, 와해와 재건을 위한 분투의 과정이 담겨진 이 책은, '조선공산당'이라는 잊혀진 한 정치세력의 여정을 '평전'의 형식으로 다양한 인물과 시대상을 엮어서 그려낸다. 책을 읽다가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과 시대상의 등장 속에서 헤매며 길을 잃은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책에 등장하는 이들도 나처럼 일제시대라는 역사적 혼란 속에서 길을 잃고서 잊혀져 갔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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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을 살아보지도 않았고, 그 시대의 분위기나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나에게 '박정희'라는 인물은 어른들의 이야기나 책, 다큐멘터리, 시사 프로그램, 영화, 그 시대가 남긴 사회문화적 흔적들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미지의 인물이었다. 다른 누구의 평가가 아닌 나만의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 시작된 이 인물에 대한 탐구는 이제 시작되었다. 김삼웅의 <박정희 평전>은 그 서문을 여는, 그 인물과 그가 살았던 삶과 시대를 살펴보는 다이제스트 느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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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시간>이라는 책을 두고 무려 세 편의 글을 썼다. 글을 많이 썼다는 것은, 2018년 내 독서의 경험에서 지금까지는 이 책이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말이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에 세 편의 글을 쓸 수 있었다. 하나의 장애물과 같은 책에 대해서 쓰고 나니 몸과 마음이 가벼운 것이 느껴진다. 이제 남은 건 가볍고 경쾌하게 다른 책을 읽는 일 뿐.

*마음 먹고 이 책에서 반박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아서 반박하는 글을 쓰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과 내 노력을 거기에 투자하느니 다른 책을 읽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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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 법을 지배한 자들의 역사
한홍구 지음 / 돌베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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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이 분노를, 희생자들을, 판사,검사로서의 책임과 직업의식을 저버리고 무고한 이들을 희생시킨 판검사들을, 권력의 의향에 따른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이들과 권력에 저항한 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권력의 주구들을, 군사독재 시절의 암울한 분위기와 시대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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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의 논조로 일관되었던 전의 글을 다시 바라보며, 문득 다른 생각이 든다. 책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균형을 잡아야겠다는. 나의 불치병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하나의 대상에 대해서 편협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불편하다. 하나의 대상을 오직 하나의 관점으로만, 한쪽의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한다는 의미이다. 나의 불치병에 따라(??) 나는 <민주주의의 시간>에 대한 이전의 글과 다른 시각의 글도 써보기로 한다. <민주주의의 시간>이 주장하는 정당정치의 장점에 관해서.

현대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기술의 혁신과 발전, 전지구적인 자본의 흐름과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문화적인 교류의 증대와  빠른 사회의 변화는 이전과 달리 현대인들에게 '안정'이라는 말을 쉽게 쓸 수 없게 만들고 자신의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생존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자신의 삶을 유지해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사회상 속에서 정치라는 영역에 우리가 모든 것을 투자할 수는 없다. 정치적 의사결정에 우리가 가진 것을 모두 쏟을 수 없고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없다면, 우리를 대신해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나름의 정치적 행위를 해온 집단들을 바라보고 그들을 통해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리면 된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집단이 어디일까?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정당'이 그 집단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당은 수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대강이라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정당이 아니었으면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우리는 수없이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쓰고 내가 쓴 글을 바라본다. 무언가 틀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내 머리 속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글을 써본다.

비록 현대 기술의 발달로 평범한 이들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고 그에 따라 현대인들은 과거보다 정치적 의사결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할 수도 있다. 그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이 중요한 이유는 정당이 현실 정치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집단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무조건 정당을 불신하고 정당정치를 넘어선 정치를 하자는 건 가장 큰 힘을 가진 중요한 현실의 정치 집단을 무시하는 지극히 비효율적인 행동이자 이론일 수도 있다. 직접 민주주의,시민정치, 운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에 또렷이 존재하는 정당을 무시하는 정치적 행동이 현실적으로 무조건적으로 옳을 수는 없다. 우리의 정치적 행동에서 정당을 배제하지는 말자. 정당이 있다면 그 정당이 제대로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정치적 행동이다. 이것을 나쁘게 보지 말자. 현실에 존재하는 정담의 힘도, 정당정치가 정치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시 내가 쓴 글을 바라본다. 이 정도만 적으면 되는 걸까. <민주주의의 시간>의 저자 박상훈 씨는 더 강하게 정당을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박상훈 씨가 아니기에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분명한 건 나도 정당의 강한 현실적 영향력을 알고 있고, 정당을 통한 정치행위가 충분히 합리적이고 올바른 정치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다만 오로지 정당정치만으로 정치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고, 정당정치만으로 정치적 행위가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을 뿐이었다.

불치병에 따른 글쓰기는 이 정도에서 그만둬야 할 것 같다. 정당정치의 전문가도 아니고, 정치영역의 전문가도 아닌 내가 이러니저러니 해봐야 더 추해질 것 같아서. 객관적인 균형 잡기라는 나의 불치병 치유는 이쯤에서 마쳐야 할 것 같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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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8-02-26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박적 글쓰기는 하지마세요. 시간과 에너지 낭비?
아마,처음의 비판적 글쓰기가 옳은 판단이었을것 같습니다.^^

짜라투스트라 2018-02-26 22:12   좋아요 0 | URL
균형잡기라는 건 결국은 내 생각의 좌표축을 어디에 위치시키고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겠죠. 이 생각의 좌표축을 지정해서 그것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에 따라 자기만의 비평이 시작되는 건데, 리뷰나 서평 형식과 유사한 글을 쓰면서 비평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저 같은 인간은 이런 식의 글쓰기를 앞으로도 계속 할 확률이 높습니다. 책을 읽고 제 나름대로 글을 쓰다보니 생기게 된 저만의 습관이나 버릇이라고 해야할까요 ㅎㅎㅎ 어쨌든 sprenown님의 고견은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글을 쓸때 sprenown님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어떻게 쓸지 고민 해보겠습니다.^^

sprenown 2018-02-26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제 의견 무시하시고 자유로운 글쓰기 하세요! 저도 그냥 생각나는대로 쓸뿐입니다 이자리가 논문심사하는것도 아닌데...

짜라투스트라 2018-02-26 22:18   좋아요 0 | URL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