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의 시대
진중권 지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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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치란 무엇인가-진중권

책을 다 읽고 멍하니 앉아 있다. 읽은 책에 대해서는 무조건 서평을 써야한다는 1독1서평 원칙을 언제부터인가 실행하기로 마음먹은 나는 서평 쓸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진다. 글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써야하나부터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그런데 뻔한 서평은 쓰기 싫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진다. 일반적인 서평이 아닌, 조금은 다른 서평을 써야겠다는 의지에 굴복하여 나는 나의 정치적 궤적을 훑어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 서평을 빙자하여.

나의 정치적 궤적.

 극우 마지막해: 만주를 한국이 점령해야 한다. 전라도에 대항하여 경상도가 뭉쳐야 한다. 빨갱이들이 한국을 점령하게 두어서는 안된다.
-그때 영향 받은 책이나 언론:환단고기, 조선일보 등

진보 원년: 한국은 무언가가 잘못되어 있다. 한국을 바꾸기 위해서는 급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그때 영향 받은 책: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당신들의 대한민국,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폭력과 상스러움


극좌 원년: 모든 형태의 권위적 권력은 필요없다. 국가도, 사회도 모두 해체되어 새로운 급진적인 사회로 태어나야 한다.
-그때 영향 받은 책:만물은 서로 돕는다,저주받은 아나키즘,아나키즘 이야기 등

멋대로 정치 1년: 정해진 이념 속의 정치이념을 받아들이기 보다 상황에 맞는 정치 이념을 선택해야 한다. 어떤 정치이념이나 사상이든 상황에 맞게 제대로 쓸 수 있다면 그것이 괜찮은 정치가 될 것이다.
-그때 영향 받은 책:1984,동물농장,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다,자기 앞의 생,장미의 이름,눈먼 자들의 도시,픽션들,백년의 고독,한밤의 아이들,제5도살장,언젠가 세상은 영화가것이다,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모두스 비벤디,트랜스크리틱,멈춰라 생각하라,중용 등등

멋대로 정치 8년 째(2017): 정치와 삶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생활이 곧 정치고 정치가 곧 생활이다. 거기에서 정치니 생활이니 철학이니 하는 구분은 무의미하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실행하는지가 내 삶과 정치 모두를 규정지을 것이다.
-영향 받은 것들:내가 읽은 책 모두, 내가 살아가는 삶 전부가 나에게 영향을 끼친다.

낡은 반북주의, 반공주의 이념만큼 강력하게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제약하는 요인은 없을 겁니다. 현상을 타개하려는 어떤 시도도 이념 앞에서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지요. 새로운 생각은 무조건 위험한 생각, 시뻘건 생각으로 공격을 받았으니까요. 복지를 늘리자고 해도 빨갱이, 국보법을 폐지하자고 해도 빨갱이, 정부를 비판해도 빨갱이, 북한과 대화하자고 해도 빨갱이, 뭔가 다른 얘기를 하면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 붙이니, 그 두려움 때문에 시민들 스스로 내적 검열을 해서 아예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 이제 우리도 과감히 정치적 상상력을 펼쳐야 합니다. 자유로워지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평등해지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행복해지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려면 우리 모두 더 용감해져야 합니다.(144~145)

책에 덧붙여.
어떤 특정 정치이념에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도 얽매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 그러면서도 자신의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의 정치적 이념이나 선택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끊임없이 파악하고 자신의 정치적 주장이나 생각을 성찰하는 것. 자신의 정치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정치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 주저하지 않고 정치적 상상력을 펼치되 그 파급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는 것.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정치란 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정치적 태도에서 파생되는 어떤 특정한 선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좋은 정치적 태도나 생각에서 좋은 정치가 태어난다고 여기기에.

끝.
여기가까지 내가 생각한 이 책에 대한 나만의 서평이다.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의 한계 속에서 써내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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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2-0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 주제를 다룬 책을 리뷰하는 일은 난감해요. 내 생각을 소신있게 밝히면 욕 먹으니까요.. ^^;;

짜라투스트라 2017-12-03 18:11   좋아요 0 | URL
맞는 말입니다^^

sprenown 2017-12-04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성향과 이념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솔직하고 진실된 글이라면 다들 이해 해 줄수 있을 것입니다. 이 알라딘 서재에서까지 자기 검열을 한다는 사실이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고,억압된 사회였는지 반증이 되네요.^^

짜라투스트라 2017-12-04 11:21   좋아요 0 | URL
분명 그런 면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