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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다가가는 방법 - 초보불자 신행입문
목경찬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10년 4월
평점 :
나는 성당에 다닌다. 그렇지만 불교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 동안 불교 국가였기 때문에 명산마다 사찰들이 많고 귀중한 역사 유물로도 불교 문화재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그저 불교 유물만 볼 것이 아니라 그런 것에 길들여 있는 정신도 보고 싶어서 불교에 대해 알고 싶었다. 그리고 <무소유>라는 아름다운 글로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던 법정 스님이 열반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더욱 더 불교가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은 부처님에게 다가가는 12가지 방법을 제시하면서 불교가 어떤 종교인지, 불자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알려준다. 믿음, 하심, 발보리심, 기도, 참회, 발원, 신통, 선지식, 역경, 도량, 연기, 불성, 이렇게 12가지의 신앙생활 덕목을 알려준다. 이 중 믿음과 기도, 참회를 제외한 나머지 방법들은 말조차 어려워서 그 내용을 짐작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용어가 생소해서 그렇지, 어떤 종교에서든 신앙인이라면 가져야 할 자세들이 많았다. 믿음과 기도, 참회만 보더라도 어떤 신앙에서든 신자가 기본적으로 갖추고 행하는 일들이 아닌가?
부처님께 다가가는 이 12가지 방법 중 특히 내가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은 ‘연기(緣起(연기)’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연기를 인연 정도로만 알았었는데, 연기는 ‘다른 것과 관계를 맺어 일어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세상 만물은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고 서로 관계하여 존재한다’라고 이해한다고 한다. 이를 좀 더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나가 있으니 너가 있고 너가 있으니 나가 있다. 나가 없으면 너가 없고 너가 없으면 나가 없다’라는 말로 바꿔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연기 본래의 가르침을 제대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 마음속에는 십이연기 또는 십이지분이라는 12가지 마음 작용이 있다고 한다(210쪽 참조). 이런 마음의 작용 때문에 같은 대상을 보아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 예로서 원효대사가 해골의 물을 마셨던 일화와 필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불교 경전의 문구들을 인용하면서, 연기의 참뜻은 마음속 번뇌를 내려놓고 사물을 바라보는 사고의 전환을 이루는 것이라고 한다.
보통 불교하면 윤회사상이 떠오르고, 타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극락왕생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불교 역시 자신의 반성과 수행을 우선으로 하는 종교였다. 그래서 이 책은 초보불자를 위한 신행입문서라는 딱지가 붙어 있지만 종교를 떠나서 자기 성찰을 위한 책으로서도 유용할 것 같다.
‘저 절로 가는 사람은 누구?’라는 넌센스 퀴즈가 있다. 책에는 ‘절’의 뜻으로 ‘소금에 배추를 절이면 배추의 숨이 죽듯이, 절은 절을 찾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상을 절이기 때문에 절이라고 한다’라는 글이 실려 있다. 이 말도 넌센스 퀴즈의 답처럼 재미있다. 어쨌든 이 말에서처럼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많은 짐들을 지고 있고, 이것들을 덜어내기 위해 종교에 의지한다.
따라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종교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유난히 타종교에 배타적인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이런 이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어느 종교든 타인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데, 다른 종교라 해서 배척해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어떤 종교든 그 기본 사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21세기는 글로벌 시대다. 그런 만큼 다른 종교도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