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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ㅣ 아이세움 논술명작 2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고은주 엮음, 윤유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명작 중 하나가 <걸리버 여행기>다. 어렸을 때 만화로 본 것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18세기 영국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화처럼 재미있는 모험담이지만 당시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글을 풍자라고 한다. <걸리버 여행기>는 풍자소설 중 대표적인 것이다.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는 이 작품을 쓰는 데 15년을 들였다고, 작품이 발표됐을 때 영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었다고 한다. 당시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이다. 작가 또한 책 서문에 ‘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즐기라고 쓴 것이 아닙니다. 읽고 분노하라고 썼습니다’라고 적어 놓았다.
걸리버가 의사로서 배에 승선했다가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소인국, 거인국에 여행한다는 설정은 동화적인 요소가 강하다. 걸리버는 소인국, 거인국, 천공의 섬 라퓨타, 말의 나라 휴이넘을 차례로 여행한다. 소인국 사람들은 몸집만 작은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일에도 싸움을 한다. 거인국은 몸집은 컸지만 마음이 넓지는 않았다. 그리고 거인국 국왕은 걸리버의 고향인 영국을 비난했고, 몸집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걸리버를 무시한다.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하늘을 나는 섬의 사람들은 수학계산만 중요시하면서 실용적인 지식이 아니라 머릿속의 학문으로만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었다. 걸리버가 마지막으로 여행했던 나라인 휴이넘에서만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다.
얼마나 우스운가? 사람의 형상을 한 나라들에서는 비이성적인 사고가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는 반면에 동물인 말들의 나라에서만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삶이 가능하다니...
아무튼 조나단 스위프트는 네 나라의 여행을 통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이성’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도덕적인 삶이라는 이야기도 해준다.
이렇게 이미 오래전부터 살기 좋은 사회가 되려면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생활이 필요함을 지적했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비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 매일 아침 신문지상 1면을 장식하는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은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중국의 철학자 순자의 말대로 인간은 악한 본성을 타고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다시 한 번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생활의 중요성을 상기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