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부엉이 난 책읽기가 좋아
아놀드 로벨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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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엉이나 올뻬미 하면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연상돼 지혜로울 거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 책의 올빼미는 정말 엉뚱하고 바보스럽다. 좋게 말하면 천진난만하다. 문을 흔드는 겨울 바람을 집안에 초대하지를 않나 아래 위층에 동시에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집안의 위층과 아래층을 오르락 내리질 않나, 하늘에 있는 달이 자기 말도 안듣고 쫓아온다고 생각하지를 않나, 심지어는 잠자리에 누워 이불 위로 불쑥 솟아오른 자기의 두 발을 혹이라고 착각하기까지 않다. 

   이 책은 초등 1~2학년을 위한 그림 동화인데, 우리 아이들이 바보 같은 올빼미의 행동을 보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올빼미의 아름다운 마음씨도 엿볼 수 있어 다소 감동적이다. 문을 흔드는 겨울 바람을 손님이라 생각하고 집안으로 초대하는 바람에 집안의 난로도 꺼지도 애써 만든 음식도 식어빠지지만, 화내지 않고 겨울바람을 내보낸 뒤 다시 난로도 피우고 음식도 데운다. 또 이불 위로 불쑥 솟은 두 발이 혹처럼 여겨져 잠자리에 있지 못하고 거실로 피하지만, 어쨌든 문제 상황에 나름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지혜를 보인다.

  올빼미의 행동 중 또 하나 엉뚱한 것은 자신의 눈을 모아 차를 끓여 먹는 것인데, 눈물을 흘리기 위해 슬픈 상황들을 연상하는 장면에서는 '아, 그런 것도 슬플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진 연필, 찢어져서 더 이상 읽을 수 없는 책 등 우리가 평상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지만 감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공감할 수 있는 슬픔이 그려져 있어 아름다운 마음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읽으면서도 글도 읽히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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