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4
엘리자베스 쵤러 지음, 유혜자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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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독일의 히틀러 정권하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사람들이 유대민족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나치 정권 하에서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나치가 그토록 우월하다고 자부했던 아리안족의 피를 받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이라는 이유에서 요양원에 보내져 죽임을 당한 사람들도 많았음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전투적인 인간만을 육성하고자 했던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스파르타가 떠오른다.

나치는 아리안 족의 우수한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1939년 10월부터 독극물을 주입하거나 굶기는 방법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5천 명의 장애아들을 살해하면서, 이를 자비로운 안락사라고 표현했다.

이 책의 주인공 안톤은 어렸을 때 전차 사고로 뇌를 다쳐 언어 장애를 갖지만 수학적인 지능은 뛰어나 학교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 게다가 안톤의 아빠가 교사이고 안톤의 학교에는 프란츠 선생님 같은 좋은 사람이 있어서 안톤은 비록 아이들의 놀림을 받긴 하지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나치의 전쟁이 극에 달하고 하이만 선생님처럼 이성을 상실을 나치 골수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안톤은 더 이상 학교에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집에서 지낼 수도 없게 돼 친척집으로 피신한다.

이 이야기는 저자인 엘리자베스 쵤러의 외삼촌이 직접 겪었던 이야기를 이름만 바꾸어 쓴 것이다. 다행히 안톤은 전쟁 때 죽지 않았고, 말년을 정신장애자 요양원에서 그림을 그리며 평화롭게 살다가 예순이 넘은 나이에 숨을 거뒀다.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그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떤 핍박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런 나쁜 일에 동참했던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나치의 광기에 휘둘려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헤아릴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절대적인 선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프란츠 선생님처럼 생명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소신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런 것을 본받아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올바른 가치관에 따라 사는, 생각의 중심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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