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들이 된 아버지 ㅣ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1
토마스 앤스티 지음, 조기룡 옮김 / 내인생의책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이 흥미롭다. ‘아버지가 아들이 되다니...’ 아이들이 참 좋아할 내용이 나올 것 같았는데, 예상대로다.
우연히 얻게 된 마법의 돌 때문에 아버지 폴과 아들 닉의 몸이 뒤바뀌게 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물론 이 일은 두 사람이 원해서 벌어진 것은 아니다. 방학을 마치고 기숙사가 딸린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훈계하는 중에 손에 마법의 돌을 쥔 채로 ‘내가 너 같은 나이의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이 일로 아버지로 몸이 바뀐 철없는 아들은 학교에 가기 않게 됐다고 기뻐하지만, 아들이 된 아버지는 졸지에 학교에 끌려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신세가 된다. 아들이 되어 아들 학교에 가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 아버지는 아들이 얼마나 말썽꾸러기였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교장 선생님께 혼나기도 하고 아들 친구들에게 맞기도 하고, 아들의 여자 친구 문제로 아들 친구와 결투도 한다.
한편 아들 닉은 몸은 어른이 됐지만 행동은 아이 그대로이다. 여러 가지 놀이를 하느라 집안을 망가뜨려 놓기도 하고 아버지의 사업 고객을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 나중에는 아버지로 행세하면서 아버지가 있는 학교에 버젓이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학교 생활을 견디지 못한 아버지가 집으로 도망치는 것으로 이야기는 결말에 다다른다. 그러면 최후의 결말은? 상상하시라. 하지만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어쨌든 서로 몸이 뒤바뀌는 과정을 통해 아버지는 아들 닉을 많이 이해하게 된다. 학교로 돌아가기 싫어하는 닉을 무조건 혼내기만 했는데, 그 마음도 헤아려 주고, 무조건 반대만 했던 애완동물 키우기도 허락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닉도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으련만, 이 책은 아들이 아버지의 노고를 깨닫기보다는 아버지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것으로 끝을 냈다. 아무튼 아이들은 기분이 좋았겠다.
어른들이 훈계를 하면 아이들은 당신들도 어렸을 때 그랬으면서 자신들에게만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며 부당해 한다. 물론 그 말이 맞다. 하지만 어른들이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봤기에 너무나 아쉬워서 하는 훈계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