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땅 과학 그림동화 3
엘레오노레 슈미트 지음, 김윤태 옮김 / 비룡소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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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흙이 깔린 맨땅을 보기가 정말 힘들다. 공원에 가거나 산에나 올라가야 폭신폭신한 흙을 밟아볼 기회가 있다. 그나마 내 집에는 마당이 있어 날마다 흙을 볼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비 오는 날이나 눈 온 다음 날에는 땅이 질척거려 걷기에 불편했지만 지금은 그 땅이 그립다. 그런 땅에 관련된 과학 이야기와 오늘날 문제가 되고 있는 토양 오염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는 세밀화로 그려진 책이다.

  표토, 부식토, 지각 등 땅을 구성하는 성분과 땅에는 수십억이나 되는 박테리아, 조류(꽃과 씨가 생기지 않는 식물의 한 무리)와 균류, 단세포들이 살고 있다고 알려준다. 흙에는 이렇게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 생물들도 살고 있지만, 달팽이, 딱정벌레, 개미, 지렁이, 곤충 등 겉흙에서 사는 작은 동물들도 있고, 쥐나 두더지, 토끼 등 굴을 파고 사는 비교적 큰 동물도 있다. 오소리나 여우도 마찬가지.

  하지만 식량 생산을 위해 숲의 나무들을 베어내고 밭이나 목장을 만들다 보니 땅이 훼손되고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해준다. 비료의 사용으로 빚어진 땅의 문제도 들려주고 농사법에 관해서도 설명해 준다.

  또한 석탄, 철, 구리 등 값비싼 보석과 같은 귀중한 자원을 품고 있는 땅도 있고 돌을 채취하기 위한 채석장도 있음을 알려준다. 모래와 자갈을 얻기 위해 준설기로 호수나 강바닥을 퍼 올리기도 하고 숲에서 나무를 벌목하는 것도 말해준다. 이렇게 사람들은 땅에서 아주 많은 것들을 얻어서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동식물들은 죽어서 땅으로 돌아가고, 그 땅은 또 우리 인간에게 이로운 것들을 제공한다. 따라서 그 땅이 오염되면 우리 인간의 생활이 얼마나 위협을 받게 될지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안타깝게도 도시의 땅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땅의 참 모습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이 도시에서도 흙이 있는 곳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작은 생명들을 보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보도블록 사이를 비집고 자란 꽃들을 볼 때면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한지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아마 이런 감탄도 흙을 밟아본 적이 있는 어른들이나 할 것이다.

  땅이 무엇일지 별 감흥 없이 자란 요즘 아이들은 그런 것을 봐도 데면데면할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땅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새길 수 있는 책들을 읽혀야 한다. 어렸을 때 아이들이 흙을 만지면 ‘지지’라면서 만져서는 안 되는 것으로 가르쳤기에 아이들이 더욱 흙의 존재가치를 모르면 자랐을 것이다. 따라서 땅의 진짜 의미를 알려주는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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