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소원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7
하이디 홀더 글.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6년 2월
평점 :
절판


 

  ‘세 가지 소원’이라는 이솝우화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선행을 해서 세 가지 소원을 빌 기회를 갖지만 말을 잘못해 첫 번째 소원을 소시지를 얻는데 이용하고 이에 대해 할머니가 타박을 하자 홧김에 두 번째 소원을 소시지를 할머니 코에 붙이는데 사용하고, 마지막 소원은 할머니 코에서 소시지를 떼어내는 데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귀중한 세 번의 기회를 어처구니없게 써버린 것이 한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었다.

  이 책의 주인공 까마귀도 선행을 한 덕분에 이솝우화의 할아버지처럼 소원을 빌 수 있는 굉장한 기회를 갖게 된다. 구슬, 열쇠 쇠붙이, 목걸이 등 반짝이는 물건들을 모으기 좋아하는 까마귀는 이날도 반짝이는 물건을 주우려 가다가 사냥꾼의 덫에 걸린 백조를 본다. 까마귀는 집에 가서 그동안 모은 물건 중 가위를 가져다가 백조를 구한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백조는 까마귀에게 별가루가 들어 있는 파란색 상자를 주면서 상자 속의 별가루를 베개 밑에 뿌리고 소원을 빌면 다음날 아침에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까마귀는 상자를 들고 기분 좋게 집에 가다가 생쥐, 개구리, 토끼를 차례로 만나다. 그런데 동물들마다 고민이 있었다. 생쥐는 다음날 있을 주머니쥐의 생일잔치에 가고 싶어도 짧은 꼬리가 창피해서 못가겠다고 하고, 개구리는 선물 살 돈이 없다고 하며, 토끼는 같이 갈 친구가 없다고 슬퍼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까마귀는 각 동물에게 차례로 파란 상자 속의 별가루를 한 웅큼씩 건네주며 소원을 빌라고 말한다.

  다음날 주머니쥐의 생일에 이 동물들은 모두 소원을 이루고 즐겁게 참석한다. 하지만 자신이 보잘것없다고 생각한 까마귀는 멀찍이서 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다 까마귀는 아쉬운 마음에 집에 돌아와서 파란색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 작은 별가루 알갱이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것으로도 까마귀는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다음날 아침 까마귀는 젊고 활기찬 새가 되어 힘차게 하늘을 난다.

  다행이다. 남을 위해 희생한 사람에게 아무런 보상이 없다면 세상 살 맛 안날 것 같다. 물론 선행을 하는 사람은 보답을 바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선한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지만 자신도 복을 받게 됨을 알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