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즐리의 종소리 비룡소의 그림동화 179
셀리나 쇤츠 지음, 박민수 옮김, 알로이스 카리지에 그림 / 비룡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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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쓴 셀리나 쇤츠는 시인이며, 스위스 고산 지대 자메단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그의 고향인 자메단의 산 생활과 정서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책에서도 역시 스위스 고산 지대의 풍습과 생활이 보인다. 그리고 그린이 알로이스 카리지에 역시도 스위스 그라우뷘덴 지방 출신의 화가로서 스위스의 풍경을 잘 보여주는 그림을 선사한다.

  <우즐리의 종소리>는 셀리나 쇤츠가 쓴 <여름 산 아이 플루리나>와 <눈보라 치던 날>과 이어지는 이야기다. <여름 산 아이 플루리나>는 우즐리의 누이동생 플루리나가 아기 새와 만나는 이야기이고, <눈보라 치던 날>은 두 남매가 눈보라를 경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이 세 편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지니면서도 3부작 성격을 띠고 있다.

  <우즐리의 종소리>는 그라우뷘덴 지방의 오랜 풍습인 ‘칼란다 마르츠’를 배경으로 한다. 칼란다 마르츠는 3월 첫날에 열리는 봄맞이 축제로, 마을 어린이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종을 쳐 겨울을 몰아내는 의식을 치르는 것을 말한다.

  염소젖을 짜고 소달구지 청소도 하는 산골 농장의 소년 우즐리의 마을에서도 다음날 열린 봄맞이 종 축제를 위해 소년들에게 종을 나누어 준다. 여기도 선착순인 모양이다. 먼저 온 순서대로 종을 선택할 수 있는 바람에 체구가 작은 우즐리는 뒤로 밀려 가장 작은 종을 받게 된다. 아이들은 ‘딸랑딸랑 우즐리’라고 놀리고 우즐리는 창피해서 운다.

  큰 종을 들고 행렬 맨 앞에서 서고 싶었던 우즐리는 지난봄에 커다란 종을 걸어두었던 오두막을 찾아간다. 그 오두막은 외딴 곳이고 눈이 많이 쌓였지만 우즐리는 용감하게 걸어가서 하룻밤을 보내면서까지 큰 종을 가져온다. 그로써 우즐리는 축제날에 가장 큰 종을 들고 행렬 앞에 설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따로 봄맞이 축제는 없지만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고 해서 봄을 맞이해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글귀를 대문에 붙이는데, 스위스에서는 종을 쳐서 겨울을 보내는 봄맞이 행사가 있나보다. 이런 스위스의 풍습도 배우면서, 어떤 일에서건 앞서는 사람이 되려면 용기가 필요함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배경색을 칠하지 않은 그림이어서 더욱 산뜻하며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스위스, 그 아름다운 풍경으로 누구나 한 번쯤 여행하기를 소원하는 곳인데, 그림으로나마 이국적인 풍취를 느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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