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미친개
박기범 글, 김종숙 그림 / 낮은산 / 2008년 2월

  다 읽고 나니 눈물의 주르륵 흐르는 책이다. 주인공 개의 일생이 너무나 불쌍하다. 떠돌이개의 이야기다. 이 개가 처음부터 떠돌이였던 것은 아니다. 개장수의 개여서 우리에 묶여 있었는데 홍수가 나는 바람에 풀리게 되었다. 그 홍수 때 함께 가둬져 있었던 개 중 일부는 죽고 일부는 이 개처럼 떠돌이 개가 된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장터를 헤매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이 개를 사람들은 미친 개 취급을 하며 돌팔매질을 하는 등 괴롭힌다. 할 수 없이 개는 시골 마을로 들어간다. 조용한 이 마을에서 한동안 평화를 찾고 들로 산으로 쏘다니며 먹을 것도 마음껏 얻을 수 있어서 살이 오르지만 다시 개는 미친개 취급을 당하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은 이 개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죽지 않고 산속에서 살아남는다. 하지만 이 개를 죽이려고 했던 사람은 이 개를 잊지 않고 사냥꾼들과 함께 산에 올라와 이 개를 찾아낸다. 궁지에 몰린 개는 이 사람을 물어 죽일 수도 있으나 그러지 않고 멀리 도망친다.

  개의 입장에서 본 사람들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아주 나쁘게 그려져 있다. 개를 오해하고 개를 괴롭힌다.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개와 말을 할 수 없으니 개의 본심을 알 수 없다. 개가 정말 미쳤는지, 굶주림에 지쳤는지도 알 수 없다.

  사람들은 개가 늑대처럼 울부짖는 것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그 개의 습성이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는가? 개는 개대로 입장이 있고 사람은 사람대로 생각하기 마련이니 말이다.

  개의 일생도 참 불쌍하다. 평생을 묶여서 살아야 하니 말이다. 애완견이라고 집에서 키우는 개도 마찬가지다. 잘 먹고 잘 잔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하겠는가? 동물 학대..가끔 보도된다.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어여삐 여겨서 잘 돌봐주어야 할 것이다.

  <문제아>로 유명한 박기범의 글이다. 그는 <어미개><새끼개> 등 개와 연관된 이야기를 여러 번 냈는데 모두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