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텐과 여우 비룡소의 그림동화 138
하랄드 비베리 그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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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이어서 주저하지 않고 골랐다. 톰텐이라는 농장을 지키는 요정과 그 요정이 지키는 집으로 먹이를 찾으러 온 여우의 이야기다.

  우선 톰텐이라는 요정이 스웨덴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있나 찾아보니 역시나 있었다. 이 책 말고 다른 책에서도 톰텐이라는 단어를 본 것 같다. 찾아보니 <닐스의 모험>에 나오는 요정의 이름도 톰텐이었고, <밤의 요정 톰텐>이라는 책도 있었다.

  톰텐은 스웨덴 농가에 사는 요정으로 ‘닛세’라고도 한다. 농장을 평화롭게 행복하게 지켜 주는 요정으로서 스웨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집을 지켜 주는 여러 신(터주, 성주, 조왕신) 같은 존재이다.

  <톰텐과 여우>는 달빛이 환하고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 밤 농가에 먹이를 구하러 왔던 여우가 톰텐을 만나서 살찐 암탉 대신에 톰텐의 죽을 먹고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농가를 지킬 책임이 있는 톰텐은 암탉을 노리는 여우를 구슬려 암탉 대신 자기의 죽을 먹고 조용히 돌아가게 만든다.

  스웨덴 농가에서는 요정 톰텐에게 죽을 바치는 풍습이 있나 보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왕신에게 정화수를 바치기도 하고 집안에 무슨 일이 있을 때에는 팥죽을 끊여서 집안 곳곳에 놓음으로써 집안 신들에게 액운을 막아달라고 기원하는 풍습이 있는데 그와 비슷한 것 같다.

  달빛이 비치고 눈이 쌓인 겨울밤에 여우와 톰텐이 대화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특히 외양간에 코를 들이대고 암탉 냄새를 찾던 여우에게 톰텐이 따지는 모습이 우습다. 그런 톰텐에게 여우는 ‘난 그냥 보기만 했다’며 변명한다. 톰텐은 몸집이 작은 요정이지만 나름의 힘이 있나보다. 여우가 꼼짝 못하는 걸 보면.

  톰텐이 어떻게 농가를 지키는 사명을 다하는지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톰텐의 죽 그릇에 코를 빠뜨리고 죽을 먹고 있는 여우의 모습 잘 길들여진 강아지 같다.아무튼 짧은 글이지만 스웨덴의 풍습과 생활 모습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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