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웩, 이것도 먹는 거야? - 세상에서 가장 징그럽고 끔찍한 음식들 지식 다다익선 27
제임스 솔하임 지음, 이원경 옮김, 에릭 브레이스 그림 / 비룡소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을 먹는 것에 대해 프랑스의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가 비하하는 발언을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녀가 비록 동물애호가로서 동물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랬다지만, 그것은 문화 상대주의를 인정하지 못하는 편협한 문화 인식을 드러내는 행동일 뿐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애완견을 키우는 인구가 많아졌다. 이들 입장에서는 분명 보신탕을 먹는 우리의 문화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을 먹게 된 것은 일반 농민들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고기가 개고기였고 당시로서는 여름 보양식으로 먹을 것이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화적인 연유를 따져보면 다른 나라에서 보기에는 혐오식품처럼 보일지라도 그 나라의 특성상 자연스레 먹게 된 음식들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지렁이 스프, 방울뱀 샐러드 등 전 세계의 별난 음식의 소개와 옛날 사람들이 먹었던 희한한 음식들(쥐를 먹는 것은 예사였다)도 알려준다. 또한 냉장고에 숨어 있는 이상한 음식들이라고 해서 치즈 같은 발효식품과 소시지, 마시멜로 등에 관한 이야기와 과학 소설에 나오는 음식에 관한 내용까지 들어 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흥미로워 할 이야기들이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스폰지’에서는 우리나라의 청국장처럼 냄새는 고약하지만 맛은 좋은 여러 나라의 발효 음식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때 시식하러 온 사람들은 그 역한 냄새 때문에 코를 막고 음식을 먹거나 심지어는 구역질 때문에 입에 댔다가 뱉어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에는 그때 소개된 음식들 중 하나가 실려 있다. 노르웨이 음식인 라쾨레트인데, 이것은 송어를 소금과 설탕에 절여 몇 달간 삭힌 것이라고 한다. 이 내용을 읽다 보니 스폰지에서 봤던 것도 생각났고 우리나라의 홍어 삭힌 것도 떠올랐다.

  아무튼 이 책에는 별의별 요상한 음식재료가 다 나온다. 음식도 문화인만큼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환경에 따라 변모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조상 중에 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끼 식사로 햄버거를 먹게 될 줄 알았는가?

  더욱이 요즘에는 음식에도 국제화 바람이 불어 퓨전이 대세다. 여러 나라의 조리 방식을 혼합한 음식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음식간의 국경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여전히 그 지역만의 환경과 생활양식에 맞는 독특한 음식들이 있다. 따라서 이런 고유성을 띤 음식을 자기 나라 문화의 잣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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