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숨어 있는 명화 명화로 배우는 즐거움 2
이명옥.전영석 지음 / 시공아트주니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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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과 미술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분야다. 과학은 굉장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데 반해 미술은 감성적이고 상상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화 속에 숨겨진 과학 원리를 알려준다는 이 책이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다.

  책을 읽고 나니 과학과 미술은 서로 상반된 학문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 아주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다. 미술가들도 예술적이면서 사실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과학적인 원리들을 응용해 작품을 그렸음을 알 수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인간의 몸을 자세히 알기 위해서 수십 번 인체를 해부하면서 인체의 구조를 알아냈다는 글을 보면서 그의 작품만이 과학적이라고 여겼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화가나 작품을 너무나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여러 예술 작품들과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과학 원리들을 설명해준다. 모네의 <건초더미> 연작에 대한 설명에서는 빛이 색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알려준다. 르느와르의 <그네>와 <라 그루누예르>에서 볼 수 있는 밝은 점은 태양의 상이라고 설명해 주며, 명암기법을 사용해 그린 라투르의 <아기 예수 탄생>와 카라바조의 <성 마테오의 소환>에서는 빛과 그림자의 관계를 알려준다.

  쇠라의 <라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에서는 쇠라가 선명한 색을 얻기 위해 점묘법을 사용했음을 설명하면서 사람의 안구의 구조와  색채 인식에 대해 설명해 준다. 지오토의 <동방박사의 경배>에는 핼리혜성이 그려져 있는데, 조사해 보니 실제로 그 당시에 핼리혜성이 출현했었다고 한다. 이는 예술가가 얼마나 현실을 잘 관찰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지오토는 이전의 평면 그림과는 달리 원근법을 사용해 그림에 입체감을 준 최초의 화가이기도 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성 안나의 성모상>과 푸생의 <포시옹의 유골이 있는 풍경>에서는 대기원근법과 소실점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반면 피카소는 이 원근법을 착각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면서 입체주의라는 새로운 화풍을 열었다. 그래서 그의 화법은 4차원 개념이 결합된 미술이라고 한다. 역시 4차원적인 미술로서 르네 마그리트의 <거울 공장>을 소개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차원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서는 인체의 관절에서 볼 수 있는 과학 원리인 지렛대의 원리를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은 여러 예술 작품에 대한 설명과 그것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과학 원리에 대한 설명이 잘 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과학 원리를 직접 실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집에서도 쉽게 해볼 수 있는 실험들을 매 단원마다 소개해 놓았다. 하지만 과학 원리에 대한 설명은 역시 어려운 것들이 많아서 초등 고학년 이상은 돼야 내용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미술사를 들여다보면 시대별로 유행했던 화법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그저 화가의 독창성과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과학적인 발전과도 연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의 발전이 예술의 발전을 도운 셈이고 예술적 상상력이 과학 발전에 힘을 준 셈이다.

  세상 어느 일이나 그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하는 것이며, 화가들 또한 굉장히 과학적인 것을 추구했던  사람들임을 알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미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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