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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과자 ㅣ 우리시 그림책 11
김유대 그림, 장명용 글 / 창비 / 2007년 11월
평점 :
‘먹으면 죽는 약’이라는 옛이야기를 생각나게 하는 글이다. 서당의 훈장님이 벽장 속에 꿀단지를 감춰두고 몰래 먹으면서 학동들에게는 먹으면 죽는 약이라고 속이지만, 똑똑한 학동이 훈장님이 없는 사이에 그 꿀을 다 먹어치우고는 훈장님이 올 때쯤 꿀단지를 일부러 깨 놓고 죽는 척 연기를 해서 위기를 슬기롭게 모면하는 이야기 말이다.
물론 <선생님 과자> 이야기 속의 선생님은 훈장님처럼 과자를 숨겨 두지는 않는다. 아예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혼자만 맛있게 과자를 먹는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의 모습이 무척 탐욕스럽게 그려져 있다. 어린이 눈에 혼자 과자 먹는 선생님이 얼마나 얄미웠을까? 손가락마다 과자를 끼고서 한 알씩 빼먹는 선생님의 모습도 재미있지만 온통 눈이 과자에게 쏠린 아이들의 모습도 매우 우습게 그려져 있다. 다행히도 나중에 선생님이 아이들 마음을 알아차리고 함께 나눠 먹는다.
이 글은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쓴 동시라고 한다. 1986년에 발표된 것으로서 도서출판 산하에서 출간한 <비 오는 날 일하는 소>라는 어린이 동시집에 실렸었다고 한다. 어린이가 쓴 동시가 글의 내용에 맞는 그림들을 만나 멋진 그림책으로 탄생하다니 신기하다.
이런 것을 보면 아이들이 동시를 쓰거나 그림책을 만드는 것이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 같고 이 책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책의 내용을 통해서는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도 알게 될 것이다. 과자 한 봉지로도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