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풍선 거울 사계절 저학년문고 35
박효미 지음, 최정인 그림 / 사계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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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은 당연히 아름다운 모습, 뭐든 잘 하든 모습, 당당한 모습 등일 것이다. 그런데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 나를 늘 포장하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힘이 들까? 남에게 빈틈 보이기 싫어하는 사람일수록 그 삶은 고단하기 마련이다. 이 책의 한결이처럼. 이름에서도 주인공의 성격이 묻어난다.

  한결이는 이혼 가정의 자녀다. 할아버지를 모시고 엄마와 살고 있다. 한결이가 이혼 가정의 자녀라는 것을 안 뒤로 선생님들은 한결이가 학습준비물을 빠드리고 오거나 성적이 부진하면 은근히 가정환경을 탓한다. 이런 소리가 듣기 싫어 한결이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교 생활도 열성적으로 한다.

  그런데 엄마가 이모의 출산 때문에 집을 비운 이틀 사이에 사건이 벌어진다. 과학 준비물로 손거울이 필요했는데 집안에 있는 손거울이란 할아버지 방에서 찾아낸 고물 손거울 밖에 없었다. 할 수 없이 이것을 갖고 가는데, 아이들이 사온 새 손거울을 보니 도저히 책상 위에 꺼내놓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선생님께는 준비물을 챙겨 오지 않았다고 하고 이것 때문에 벌을 받는다. 벌을 받는 동안 주머니 속에 있던 그 거울로 장난을 치는데 그 거울은 빛을 비친 사람의 생각을 말풍선으로 보여주는 신기한 능력이 있었다.

  이 거울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친구의 잘못으로 거울은 깨진다. 그 바람에 거울의 존재를 담임선생님도 알게 되고 소동 당사자들은 반성문 쓰는 벌은 받는다. 다행히 선생님은 그 거울이 신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은 모르신다.

  반성문을 쓰면서 한결이는 마음이 후련해진다. 반성문에도 말풍선에 관한 내용은 빼놓았지만 사건의 경위를 쓰면서 한결이는 ‘늘 좋은 것만 또는 남들하고 똑같은 것만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또 날마나 잘 할 수만 없다는 생각도 한다. 잘 할 때도 있고 또 못할 때도 있고 또 안 될 때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이다. 한결이는 말풍선을 통해 비쳐지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속마음을 보여서 다른 사람들도 자기와 같은 걱정거리를 갖고 있고 그들도 실수를 할 때가 있음을 알게 된다.

  사실 뭐든 잘 하려고 애쓰기면 그 부담 때문에 더 안 될 때가 있다. 오히려 남들에게 나는 ‘이런 면에서 부족해’ 하면서 지고 들어갈 때 더 큰 성과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든 잘 하면 좋겠지만 인간인 이상 그렇게 하기는 무척 힘들다. 사람은 누구나 결점이 적당히 있음으로 나의 부족한 점을 밝히고 나아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마음도 편하게 하고 서로의 관계도 좋게 하는 비결이다. 굳이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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