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보노보들 - 자본주의를 위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안치용.이은애.민준기.신지혜 지음 / 부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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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노보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우리는 특별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분류해 그들에게 특별한 이름을 붙이기를 좋아한다. 여피, 딩키, 보보스 등 갖가지 이름을 붙여 놓았다. 그래서 보노보도 그런 종류의 이름이 아닐까 싶었는데 책에 딱히 그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래서 찾아보니 ‘보노보’는 영장류의 일종으로 침팬지나 오랑우탄과는 달리 온순하며 이타적인 습성이 있다고 한다. 책에서도 바로 보노보의 이런 이타적인 습성에 기초해 영리 추구보다는 사회적인 책임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인 것 같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은 아직까지 나에게 무척 생소했는데, 이 책에는 벌써 서른 개가 넘는 업체가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 서비스, 환경, 문화, 노동, 참살이, 장애인 서비스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더욱 더 활동 영역이 넓어질 것이고 활약하는 업체 수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업체들 중 나는 특히 피복노동자를 위해 목숨을 바친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참 신나는 옷’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에는 옷값이 싼 것은 하도 싸서 박음질하는 공임이나 나올까 싶은 것도 있다. 그런 옷을 볼 때마다 예전에 봤던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봉제노동자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는 정당한 노동으로 만드는 정당한 옷을 표방함으로써 여성 봉제노동자의 권익을 지킬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값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겠지만 사회 전반적인 영향에서 볼 때에는 줄 값 주고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초콜릿 같이 어린이 노예 노동 덕분에 싼 값을 유지하고 있는 제품들을 볼 때에 정의로운 사회가 되고 노동자가 대접받는 사회가 되려면 다소 비싸더라도 제 값 주고 사는 풍토가 형성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는 가격경쟁에만 급급해서 노동자를 더욱 착취하게 되는 상황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소개된 다른 기업들도 모두 이런 이념에 입각해 설립, 운영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취업 문제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이들 기업이 완전히 뿌리 내리지는 못했으나 희망의 근거는 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이런 기업들이 더욱 더 성장해서 기업도 일회적 복지나 배분형 복지가 아니라 사회 생태적인 복지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책 서두에도 소개되었지만 사회적인 기업가 하면 반드시 거론되는 인물로 ‘존 우드’가 있다고 한다. 이 사람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책을 기증하고 도서관과 학교를 지어주는 자선단체인 룸투리드(Room to Read)의 설립자로서, 네팔 방문을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도 이 책 <한국의 보노보들>을 통해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도 배우고, 당장의 이익 때문에 값싼 제품을 찾기보다는 노동에 정당한 값을 지불하는 올바른 소비자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가급적이면 이 책에 소개된 기업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해 이들 기업들이 수익을 내는 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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